보도에 따르면 북한과 중국은 김 제1위원장이 내년 상반기에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라고 복수의 베이징 외교 관계자가 밝혔다.
양측은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나 북한의 태양절(4월15일, 김일성 생일) 등 중요 행사가 열리는 시기를 피해 김 제1위원장의 중국 방문 일정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기 양식공장 시찰 나선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가운데)이 새로 지어진 평양의 메기 양식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31일 김 제1위원장이 메기공장을 현지지도했고, 박봉주 내각 총리, 오수용 노동당 비서,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이 수행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
당시 류 상무위원이 김 제1위원장에게 시 주석의 친서를 건넸으며, 친서에는 ‘형편이 좋은 시기에 중국을 방문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당시 시 주석은 김 제1위원장에게 친서 외에 축전도 보냈다.
과거의 사례를 보면 북한과 중국 사이에는 고위급 회담에서 상대국 정상이 편리한 시기에 자국을 방문해 달라는 초청이 이뤄지면 실제 방문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국가주석은 2009년 10월 최태복 당시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를 베이징에서 만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편리한 시기에 중국을 방문해 달라’고 초청했으며 김 위원장은 이듬해 5월 중국을 방문했다.
저우융캉(周永康) 당시 정치국 상무위원도 2010년 10월 북한 노동당 창건 65주년 행사 참석차 방북해 김정일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김 위원장과 북한의 새 지도부가 편리한 시간에 중국을 방문해 달라’는 후 주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정일은 2011년 5월 또다시 중국을 방문했다.
중국은 지난 9월 베이징에서 열린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행사 때도 김정은 제1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중국은 김 제1위원장의 참석을 두 차례 타진했으나 북한에 대한 중국의 원조 내용이나 김 제1위원장이 귀빈석의 어느 자리에 설 것인지 등의 문제를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해 무산됐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북한은 내년 5월 열릴 노동당 대회에서 김 제1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당 지도부의 성과로 부각시키고, 현재 비공식적으로 추진 중인 것으로 보이는 경제정책을 공식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마이니치신문은 분석했다. 북한의 노동당대회 개최가 현실화된다면 이는 1980년 10월 이후 36년 만이다.
도쿄=우상규 특파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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