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마우로 피아첸차 추기경, 장 아르바흐 대주교, 염수정 추기경. |
피아첸차 추기경은 기자회견에서 “ACN의 역할은 고통받는 교회에 관심을 갖고 예민하게 생각하며 구체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라며 “이라크에서 가옥이 폭격된 곳에 숙소를 마련하고 학교를 재건했던 것처럼 시리아에서도 비슷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교회는 수많은 순교자의 희생을 통해 급격히 성장했고, 인적-물적 자원도 갖추고 있는만큼 고통받는 다른 교회를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르바흐 대주교는 “시리아 상황이 매우 어렵고, 교회와 성당, 수도원이 파괴됐으며, 수백만명의 기독교인이 난민 상태로 시리아를 빠져나가고 있다”며 “학교가 파괴돼 300만명의 어린이가 고통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ACN은 이날 ‘박해받는 그리스도인에 대한 보고서 2013~2015’ 요약본을 배포했는데, 여기에는 세계 19개 국의 박해 상황이 나와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중국, 에리트레아, 이라크,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수단, 시리아, 베트남과 함께 박해억압 등급이 ‘최하위’로 평가됐다.
보고서는 “북한의 김정은 체제하에서 그리스도교인들은 신앙을 이유로 처형당한다”며 “아직 약 20만명의 그리스도교인들이 교도소나 노동교화소에 수감 중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ACN은 한국지부의 설립을 기념해 5일 오후7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기념미사가 봉헌한다. 미사에 참석하는 신자들에게는 ‘전대사(全大赦)’ 특전과 교황 강복(降福)이 있을 예정이다. 전대사는 고해성사를 통해 죄를 사면받은 뒤 그 죄에 따라 남아있는 잠벌(暫罰)을 전부 없애주는 것을 말하고, 교황 강복은 교황이 전례 중 그리스도를 대신해 하느님의 복을 신자들에게 주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이날 미사는 고통 속에 있는 시리아 가톨릭 교회에 평화를 깃들기를 기원하기 위한 것으로, 전대사와 교황 강복은 교황의 권한을 위임받아 피아첸차 추기경이 집전할 예정이다.
ACN은 세계 곳곳에서 어려움을 겪는 가톨릭 교회를 위해 활동하는 교황청 직속 재단으로, 지난 7월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 지부를 설립했으며, 염 추기경이 이사장을 맡고 있고, 유경촌 서울대교구 주교, 임병헌 신부(도곡동 성당 주임사제), 한홍순 전 주교황청 한국대사 등이 이사로 활동 중이다. 앞으로 한국교회의 역할에 기대가 모아진다.
정성수 문화전문기자 tol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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