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대표적인 성수기 중 하나인 가을 이사철(10∼11월)에 집값과 전셋값 상승세가 주춤한 모습을 보이면서 향후 부동산 시장 전망을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시장 위축이 연중 내내 이어진 주택 매매·전세가격 고공행진에 따른 피로감 상승이 반영된 결과라며 그리 심각하게 보지 않는 분위기다. 그러나 연말이 다가오면서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 데다 내년 초 우리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도 예고되어 있어 한동안의 부동산시장 위축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1순위 청약자가 서서히 소진되면서 청약 시장도 서서히 한계에 이르는 모습이다. 부동산114가 집계한 지난달 1순위 청약경쟁률은 평균 8.6대 1로 지난 9월(16.1대 1)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아파트 일반 공급물량이 지난 9월 2만5449가구에서 10월 4만1422가구로 62.8% 늘어난 데 비해 1순위 청약자가 9월 41만222명에서 10월 35만5911가구로 13.2%로 감소한 탓이 컸다.
대외 여건도 좋지 않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장기적으로 국내 주택담보대출 저금리 지속에 부담으로 작용할 미국의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데다 정부의 선제적인 대출규제 조치도 내년부터 시행된다. 특히 내년 시행될 대출자격 심사 강화 등은 정부가 직접 규제하는 것이 아닌 은행 스스로 리스크 관리를 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아파트 분양과 매매 시장 등의 심리적 위축을 피할 수 없을 거란 관측이다. 그렇다고 주택 시장에서 하락세가 장기간 지속할 것이란 전망은 아직 섣부른 듯하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방안, 집단대출 심사 등으로 돈줄을 옥죄면서 부동산 시장도 잠시 숨을 고르는 분위기지만 전체적으로 내년 봄까지 상승 추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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