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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영준의 ★빛사랑]중국에 싼값으로 진출하는 '어둠의 걸그룹들'

입력 : 2015-11-14 09:10:00 수정 : 2015-11-14 10: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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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에 ‘3·3·3 법칙’이란 말이 유행한 지도 꽤 됐다.
 
아이돌그룹 한 번 제작하면 최소한 앨범 3장 이상은 내야하고, 기간은 3년 정도 걸리며, 한 번 앨범 낼 때마다 3억원 정도 경비가 든다며 볼멘소리를 하는 음반제작자들 사이에서 나온 말이다.

아이돌그룹 한 번 육성하려면 숙소와 식비 제공은 물론 의상·뷰티 비용, 음반제작비, 홍보비 등 제작자에게는 거액의 자금이 필요하다.
 
그래도 여전히 국내 가요계에는 신인 아이돌그룹이 속출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이미 걸그룹 시장은 포화상태다.

대부분 걸그룹을 제작, 유지하는 쪽은 대형기획사가 많고 영세 기획사들은 자금난에 허덕여 음반활동을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음악시장 현실이 이렇다 보니 가요계에서는 일명 ‘어둠의 걸그룹’이란 신조어가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어차피 경쟁 대열에 못 낄 봐 에야 중국으로 진출해 활동을 계속하겠다는 걸그룹이 늘고 있다.

한 가요관계자는 “별로 이름 없는 무명 걸그룹 주변에는 ‘월 2000만원 수입 보장’이라는 말이 떠돌고 있다”며 “데뷔를 했거나 준비 중인 일부 걸그룹들이 이런 유혹에 빠져 디지털 싱글 한 장 달랑 내놓고 중국으로 건너가 클럽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베이징·상하이·광저우 등지 클럽에서 활동하는‘어둠의 걸그룹’은 일주일에 2∼3회 정도 출연하는 조건으로 월 2000만원을 받고 있다”며 “숙소·식비 등은 중국 측에서 부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둠의 걸그룹’은 국내에서 활동했던 K-팝 걸그룹이라는 사실이 확실하게 입증돼야 엔터테인먼트 사업 중개인이나 지인 소개 등을 통해 중국 내 클럽에서 활동하기가 수월한 편이다.               

이런 유형의 ‘어둠의 걸그룹’은 보통 3∼5명 이내로 결성된 댄스팀으로 섹시 콘셉트를 내세워 활동하고 있으며 중국 내에만 50여 팀에 달하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들은 공연 또는 여행비자를 받아 한 달에서 길게는 3개월 정도 활동하고 다시 국내로 들어왔다가 다시 출국하는 형태로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걸그룹을 제작한 한 기획사 관계자는 “중국뿐 아니라 싱가포르·필리핀 등 중화권 국가를 비롯해 심지어 베트남에서도 클럽에서 활동할 생각이 없느냐는 브로커들의 유혹과 제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당장 운영할 돈이 없어 한번쯤 중국에 갔다오는 것도 조심스럽게 고민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대로 가다가는 국내 음악시장에 대형기획사는 걸그룹들만 살아 남고 영세 기획사에서 제작한 걸그룹들은 중국 등지로 어쩔 수 없이 나갈 수밖에 없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가요계의 판도를 걱정했다. 

추영준 선임기자 yjch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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