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슈랑스’ 불완전 판매 보상 받는다

금감원, 10개사 부당 계약 적발...9만6000여명에 614억 환급 결정...대상건수 KB손보·동부화재順

금융당국이 신용카드사에서 보험상품을 파는 ‘카드슈랑스’의 불완전 판매를 적발하고, 계약자 9만6000여명에 610여억원을 돌려줘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7∼9월 신용카드사 보험대리점에 보험모집을 위탁한 10개 보험회사의 계약실태 검사를 실시해 부당계약 사례를 적발했다고 15일 밝혔다.

대리점들은 보험상품을 은행의 적립식 저축상품으로 안내하거나, 비과세 복리상품만을 강조하고 중도해지에 따른 원금 손실 가능성은 설명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또 공시이율 변동가능성은 설명하지 않고 확정이자수익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하거나 우수고객에게만 특별히 제공하는 상품인 것처럼 속인 사례도 있었다. 보험사들은 판매대리점의 불완전판매 여부를 제대로 심사하지 않고 형식적인 모니터링만으로 계약을 인수했다. 계약자들이 뒤늦게 불완전 판매를 이유로 중도해지를 했으나 보험사들은 환급도 제대로 해주지 않았다.

이성재 금감원 보험영업검사실장은 “불완전 판매를 이유로 계약해지를 요청한 경우 납입보험료 전체를 되돌려줘야 하는데 보험사들은 해지환급금만을 돌려줬다”고 설명했다.

환급대상은 2011년 7월 1일부터 2013년 3월 31일까지 카드사 전화판매로 10개 보험사 상품에 가입한 계약자 중 상품을 중도해지(실효 포함)하고서 해지환급금만 돌려받은 9만6753건의 보험계약자이다. 보험사별로는 KB손해보험(옛 LIG손보) 환급대상 계약 건수가 3만2000여건으로 가장 많고 동부화재(2만3000여건), 현대해상(1만7000여건), 삼성화재(1만여건), 흥국생명(4000여건), 메리츠화재(2000여건), 롯데손보·동양생명·동부생명(각 1000여건), 흥국화재(800건) 등의 순이었다. 보험사들은 많게는 100억∼200억원, 적게는 수억원의 보험료를 중도해지자에게 돌려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 환급 보험금은 최대 614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금감원은 10개 보험사에 대해 ‘기관주의’ 조치를 내린 한편 손실을 본 보험계약자에게 보험료를 적극 환급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환급대상자는 보험사로부터 휴대전화 메시지 및 일반우편으로 개별적인 환급안내를 받게 되며 해당 보험사 콜센터에서도 관련 내용을 상담받을 수 있다.

이번 제재 결과로 비슷한 시기에 카드사의 불완전 판매 텔레마케팅으로 보험에 가입한 계약자들의 계약해지와 납입보험료 반환 요구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아직 계약을 유지하고 있는 가입자들도 불완전 판매 형태로 가입을 권유받았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진경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