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용 타자 입증… 美서도 호평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프로야구 두산 간판타자 김현수(27·사진)의 결단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야구 국가대항전인 2015 프리미어 12에 참가 중인 김현수는 대표팀 경기일정이 끝나는 대로 향후 행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겠다고 밝힌 상태다. 국내에 남을 경우 구단 간 경쟁으로 그의 몸값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1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현수의 효용성은 입증됐다. 올 시즌 타율 0.326, 28홈런, 121타점을 기록했다. 큰 구장인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도 적잖은 홈런을 때려냈다. 큰 경기에 약하다는 그동안의 이미지도 올해 말끔히 씻어냈다. 한국시리즈를 포함한 포스트시즌에서 존재감을 뽐냈다. 이번 프리미어 12 대표팀에서도 부동의 3번 타자로 맹활약 중이다. 비록 15일 미국전에서는 무안타에 그쳤지만 일본과의 개막전부터 14일 멕시코전까지 4경기 모두 안타를 때리며 대표팀 타자 중 가장 많은 8타점을 올렸다. 국제용 타자임을 입증했다. 몸값이 폭등하는 소리가 들릴 정도다.
이쯤되니 소속팀 두산 입장에서는 애가 탈 법도 하다. 게다가 미국 현지에서 김현수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면서 두산 구단은 더욱 바빠졌다. 미국 야후스포츠의 칼럼니스트 제프 파산은 김현수의 힘과 선구안, 컨택 능력을 높게 평가하면서 “최근 10년간 한국에서 가장 꾸준한 타자 중 한 명”이라며 FA 신분을 얻었기에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비용 없이 어느 팀과도 계약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최근 소개했다. 이 같은 보도가 현지에서 나온 것은 김현수의 에이전트가 미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증거다. 두산 프런트가 프리미어 12가 진행 중인 대만까지 찾아간 것도 이 보도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김승영 두산 구단 사장이 반드시 김현수를 잡겠다는 의지를 보인 터라 프런트로서는 넋 놓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아직 김현수는 메이저리그 진출과 국내 잔류 사이에서 고민 중이다. 김현수는 “아무래도 제가 젊은 FA이다 보니 관심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어느 팀이든 데려가야 가는 것 아닌가. 기사는 믿지 않는다. 나를 영입하겠다는 팀만 믿는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유해길 선임기자 hk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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