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범, 국경 검문 뚫고 탈출… 佛 경찰에 비난 빗발

‘핵심’ 압데슬람 3형제 중 1명
극장테러 현장 동일 차량 불구
신분 확인후 그대로 통과 시켜
“눈앞서 두차례나 놓쳐” 도마에

프랑스 파리에서 대규모 테러를 저지르고 도망친 용의자가 경찰의 검문 과정까지 뚫고 벨기에로 넘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범인을 두 차례나 눈앞에서 놓친 것으로 드러나면서 프랑스 경찰의 허술한 검문검색 절차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익명의 프랑스 정부 관계자 4명은 15일(현지시간) AP통신에 프랑스 경찰이 13일 밤 테러가 발생하고 몇 시간 후인 14일 오전 용의자 살라 압데슬람(26)이 탄 차량에 대해 벨기에 국경 통과를 허가했다고 밝혔다.

차량 수색 작전 지난 13일 연쇄 테러가 발생한 장소 중 하나인 프랑스 파리 10구 카리용 바 주위에서 경찰관들이 15일(현지시간) 의심스러운 차량 수색 작전을 벌이고 있다.
파리=AP연합뉴스

당시 압데슬람은 신원 미상의 2명과 함께 차에 타고 있었으며, 경찰은 차를 세워 그의 신분증을 확인한 후 그대로 보내준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경찰은 테러 용의자들이 바타클랑 극장 테러에 압데슬람의 이름으로 빌린 검은색 폴크스바겐 폴로 차량을 사용했다는 것을 알고서도 검문 과정에서 이를 적발하지 못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단순한 검문이었다”며 “차량을 통제할 당시 경계 지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프랑스 경찰은 뒤늦게 15일 종적을 감춘 압데슬람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국제수배령을 내렸으나 이는 “떠난 버스에 손 흔드는 격”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노트르담의 기도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성당 앞 광장에서 열린 테러 희생자 추모 집회에서 참가 시민들이 두 손을 모아 기도하고 있다.
파리=신화연합뉴스

압데슬람은 175㎝가량의 키에 검은색 짧은 머리와 갈색 눈을 갖고 있으며 아랍계에 가까운 외모로 보인다. 경찰은 그의 소재지에 관한 정보를 알게 되면 즉각 신고하라면서 “위험한 인물이니 절대로 직접 (체포에) 개입하지 말라”고 시민들에게 경고했다.

국제수배령 15일(현지시간) 프랑스 경찰이 국제 수배령을 내린 파리 연쇄테러 용의자 살라 압데슬람의 수배전단.
파리=AP연합뉴스

압데슬람은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태어난 26세의 프랑스 국적 시민으로, 친형제 2명과 함께 이번 테러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형 이브라힘은 바타클랑 극장 테러 현장에서 자폭해 숨졌으며, 나머지 한명인 동생 모하메드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권이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