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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들의 '어나니머스 응원'은 과연 정당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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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11-20 16:34:20 수정 : 2015-11-20 16:5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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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해커조직 ‘어나니머스’가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트위터 계정을 공격하자 네티즌들의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는 “IS를 이번 기회에 없애버리라”며 목소리까지 높인다. 마치 어나니머스를 '정의의 사도'로 여기는 모양새다. 그러나 응원이 정당한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어나니머스’의 목적에 치우쳐 그들의 수단을 옳다고 여겨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어나니머스는 최근 IS와 관련된 트위터 계정 5500개 이상을 폐쇄했다. 어나니머스 그룹의 한 트위터 계정은 “우리는 IS에 대항하기를 멈추지 않겠다”며 “우리는 더 나은 해커들이다”라고 밝혔다.

앞서 어나니머스는 유튜브 영상에서 “테러리스트들은 엄청난 사이버 공격을 기대하라”고 선전포고했다. 이에 IS는 메신저 프로그램 텔레그램을 통해 어나니머스를 ‘멍청이’라 부르는가 하면, “그들이 무엇을 해킹하겠다는 거냐”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어나니머스와 IS의 대결구도로 양상이 펼쳐지는 가운데 어나니머스를 응원하는 네티즌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네티즌들도 관련 기사에 어나니머스에게 힘을 실어주는 댓글을 달고 있다.

영국 노팅엄셔주의 한 네티즌은 “IS를 공격하다니 정말 훌륭한 생각”이라며 “잘했다”고 칭찬했다. 이 네티즌은 “오랜만에 좋은 소식을 들었더니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해당 댓글에 공감한 네티즌은 무려 1만명이 넘었다.

미국 캔자스주의 한 네티즌은 “만약 이 댓글을 보는 당신이 어나니머스 회원이라면 부디 ‘좋은 쪽’에 힘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IS가 서로 의사소통하지 못하게 SNS 계정을 모두 박살 내라”며 “당신들의 활약에 별 다섯 개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정치 관련 이야기를 꺼낸 이도 있었다. 영국 너츠퍼드에 사는 네티즌은 “이들에게 국회 한 자리를 약속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나니머스에게 힘을 싣기는 우리나라 네티즌들도 마찬가지다. 관련 기사에는 “아예 IS를 없애버려라”는 네티즌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으며, 어나니머스를 응원하는 댓글은 대부분 많은 공감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어나니머스를 응원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를 한 번쯤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들의 행위가 모두 좋은 목적으로 이용된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에는 어나니머스 소속 해커 13명이 미국 기업과 협회 등에 대한 해킹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된 일이 있었다.

당시 공개된 기소장은 이들이 2010년 9월부터 이듬해 1월 사이에 여러 기업에 사이버 공격을 펼쳤다고 밝혔다. 피해 기업은 미국영화협회(MPAA), 미국음반산업협회(RIAA), 비자, 마스터카드 그리고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이다.

특히 어나니머스를 호의적으로 보는 시선. 이 같은 인식이 어나니머스를 사칭한 범죄로의 연결통로를 열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작년 2월, 우리나라에서 어나니머스를 사칭하면서 도박사이트 개인정보를 빼내고 이를 포털에 게재한 조직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사이트 회원과 운영자 등을 협박, 돈을 갈취한 혐의를 받았다.

같은해 4월에도 어나니머스를 자처하며, 한국 정부를 공격하겠다던 이들이 불구속 입건됐다. 그런데 알고 보니 해킹 실력도 없는 철부지 중고생들로 밝혀졌다.

공격 예고글 게시와 동영상 제작 등의 역할을 나눴던 이들은 언론 보도 후, 어나니머스 회원이라는 이들이 공격을 부인하고 나서자 결국 다음날 공격 계획을 철회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어나니머스 유튜브 영상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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