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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화영의 키노아이] '극적인 하룻밤' 연극→영화 성공적인 변주

입력 : 2015-11-26 11:04:39 수정 : 2015-11-27 11: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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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계상·한예리 주연 로맨틱 코미디 '극적인 하룻밤'(감독 하기호)이 올연말 연인들의 '필견 영화'로 자리 잡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극적인 하룻밤'은 2009년 초연된 이후 누적 관객 22만명을 돌파한 화제의 대학로 창작연극을 영화화로 옮긴 작품. 전 애인의 결혼식 날 각자 예식장을 찾은 정훈(윤계상)과 시후(한예리)가 의도치 않은 하룻밤을 보내게 되고, 옛사랑을 잃은 허전함을 섹스로 달래며 묘한 감정을 쌓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원안이 된 동명의 연극은 대한민국 평균 청춘남녀들의 리얼한 연애 이야기를 요소요소 배치해 관객들의 발길을 끊임없이 재촉해왔다. 영화는 그런 원작에서 조금 더 확장된 스토리를 보여준다. 색(色)은 더 짙어졌고, 캐릭터는 더 현실화됐다.



서로 "사귀자"라는 말도 없이 '몸친'이 되어버린 두 남녀. 본인들도 모르는 사이 여느 연인들이나 한다는 '감정의 줄다리기'를 하게 되고, 사랑인지 아닌지 알쏭달쏭한 두 사람의 심리를 옆에서 지켜보는 관객들의 마음은 조마조마하다.

연극에서 출발했지만, 영화가 가지고 있는 장르적 특성을 잘 살린 결과다. 노골적인 성묘사나 베드신이 등장함에도 불편하거나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건 현실감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일 것. 그런 면에서 하기호 감독의 수위조절은 꽤 성공적이라 할 만하다.

로맨틱 코미디 주인공이긴 하지만 정훈과 시후는 2015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청춘들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특수학교 기간제 교사인 정훈은 점점 시후를 향한 마음이 깊어지지만 미래가 불투명한 자신의 상황 때문에 쉽게 그녀에게 손을 내밀지 못한다. 시후 역시 사랑하는 남자를 직장 선배에게 뺏기고도 어시스트라는 자신의 상황 때문에 묵묵히 일한다. 하 감독은 "힘들게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생활상을 외면하기보다는, 이를 바탕에 깐 채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배우 윤계상은 '6년째 연애중'(2007) 이후 8년 만에 평범한 청춘 이야기를 풀어냈다. 리얼하다 못해 찌질해 보이기까지 하는 남자친구 연기는 이제 그의 전매특허가 됐다. 한예리는 첫 로맨틱 코미디 주연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개성 있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정훈의 친구로 분한 조복래는 앞으로 '제2의 납득이'로 불려도 좋을 듯. 정수영은 온몸을 사리지 않은 연기로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청소년관람불가. 12월3일 개봉.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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