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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끌려고 시작했는데…키덜트 상품, '킬러콘텐츠'로 떠올라

입력 : 2015-11-30 10:17:31 수정 : 2015-11-30 10:5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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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덜트(Kidult)'가 유통가의 중심부로 이동하고 있다. 어린이(kid)와 어른(adult)의 합성어인 키덜트는 아이 감성을 가진 어른을 뜻한다. 이들이 장난감과 게임 등 유년시절의 향수를 쫓는 문화가 어느덧 유통업계가 전력투구하는 산업으로 성장했다.

관련 상품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업계는 앞다퉈 매장을 확대하고 있고, 나아가 직접 키덜트 상품 제작에도 나서고 있다.

고가 장난감에 열광하거나 인기 애니메이션.영화 캐릭터 피규어를 수집하는 '키덜트족'은 철 들지 않은, 별난 취미를 가진 사람 취급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키덜트 문화가 대중 속으로 파고들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최근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성인남녀 가운데 16%는 스스로 키덜트족이라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엔 눈길 끌기용으로 준비되던 키덜트 상품이 유통업계의 새로운 '킬러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다.

소비 여력을 갖춘 30∼40대 남성을 중심으로 저변이 확대되며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롯데마트의 올해(1∼10월) 수집용 완구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714.1% 급증했다. 이마트에서는 올해 들어 조립완구와 피규어 매출이 작년보다 3배 가까이 뛰었다.

키덜트 매장 '토이앤하비'를 운영 중인 아이파크백화점의 올해 키덜트 상품 관련 매출은 작년보다 20.8% 증가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등의 여파로 6∼8월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을 제외하면 매월 두자릿수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고 아이파크백화점은 밝혔다.

온라인쇼핑몰에서도 키덜트 상품의 인기가 뜨겁다. 옥션에서 올해(1월1일∼11월26일) 키덜트 상품 전체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6% 증가했다. RC카(무선조종자동차)(109%), 건담(58%), 피규어(41%), 모형/프라모델(47%), 전동스쿠터(180%), 액션캠/캠코더/헬리캠(54%) 등의 매출이 전반적으로 크게 늘었다.

업계에서는 키덜트 시장 규모가 5000억원대를 넘어섰으며 조만간 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키덜트 상품은 과거 완구.팬시용품 매장 한구석에 진열되던 신세였다. 그러나 이제 전문 매장이 곳곳에 들어서며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서울 소공동 본점에 성인남성 고객을 겨냥한 '멘즈아지트(Men's AGIT)' 편집 매장을 내고, 카메라와 각종 키덜트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최근 문을 연 판교점에 키덜트 용품 전문 매장인 레프리카, 고급 카메라 브랜드 라이카 독일 직영 단독 매장, 자전거와 튜닝 아이템을 판매하는 위클 등을 입점시켰다.

편의점 업계도 키덜트족 공략에 빠지지 않는다. GS25는 인기 애니메이션 '원피스' 캐릭터 상품 뽑기 이벤트를 진행 중이며, 스누피 피규어세트 증정행사도 계획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어벤져스2' 피규어 컬렉션 10종을 한정 판매하면서 명동평화점에 아이언맨 실물 크기 피규어를 전시하기도 했다. CU(씨유)는 2만원대 초반에 편의점을 소재로 한 PB(자체브랜드) 블록 장난감을 선보이고 있다. 배송 차량과 이동형 편의점을 소재로 한 블록은 조기에 모두 판매됐으며 최근 3탄 '우리동네 CU'를 선보였다.

이에 식품업계에서도 페이퍼토이, 웹툰, 모바일 메신저 등과 콜라보레이션한 한정판 제품들을 잇따라 내놓으며 고속성장하고 있는 키덜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오리온 ‘고래밥’은 최근 종이접기 전문가 김영만씨와 공동 개발한 고래밥 한정 패키지를 선보였다. 고래, 문어, 상어 등 고래밥 속 해양생물 캐릭터 9종을 페이퍼토이로 만들어 고래밥에 담은 것. 어릴 적 방송을 통해 김영만 아저씨와 함께 했던 종이접기의 추억과 최근 젊은 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페이퍼토이가 합쳐졌다.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맥도날드'도 이달부터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원피스’ 속 캐릭터 피규어를 한정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슈퍼마리오 캐릭터와 콜라보레이션하며 해피밀 대란을 일으키기도 했던 맥도날드는 헬로키티, 미니언즈 등 다양한 캐릭터와 협업한 제품들을 내놓았다.

삼립식품은 지난해 ‘카카오프렌즈’에 이어 올해는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라인’과 협업해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라인프랜즈 캐릭터 빵’을 출시했다. 제품 속에 들어있는 다양한 캐릭터 ‘띠부띠부씰’은 메신저 사용에 익숙한 20~30대 사이에서도 모으는 재미를 제공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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