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자료사진) |
우리나라의 레이더 기술이 세계 12위로 중진국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국방과학기술 수준 평균인 세계 9위보다 낮은 수치로 한국형전투기(KF-X)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 개발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국방기술품질원이 2일 발간한 ‘2015 국방과학기술수준조사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레이더 기술수준은 세계 12위로 캐나다, 인도, 스페인, 남아공 등과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 최선진국인 미국을 기준(100)으로 했을 때, 우리나라의 레이더 기술은 78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0년의 75, 2012년 79에 비하면 격차가 거의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품원은 “지상과 함정용 레이더 등을 개발했지만 선진국 수준의 레이더 개발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지속적으로 확보해야 하며, 항공전자장비와의 연계와 시험에 집중적인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의 국방과학기술 수준은 세계 9위로 미국의 81%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2년 기품원이 발간한 국방과학기술수준 조사서에서 한국이 차지한 순위보다 한 단계 상승한 것이다. 당시 한국은 이탈리아에 밀려 10위를 기록했다.
기품원의 이번 조사에서 1위는 미국이었고 프랑스와 러시아는 각각 2위, 3위였다. 독일, 영국, 일본, 중국, 이스라엘, 한국과 이탈리아 순으로 뒤를 이었다.
T-50 훈련기(자료사진) |
프랑스(91%), 러시아(90%), 독일(90%)은 미국 대비 국방과학기술 수준이 90% 이상인 ‘최선진권’으로 분류됐고, 영국(89%), 일본(84%), 중국(84%), 이스라엘(84%)은 한국, 이탈리아, 스웨덴(80%)과 함께 ‘선진권’에 포함됐다. 중국은 꾸준히 국방과학기술력을 키워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일본과 같은 수준에 도달했다.
분야별로는 전차와 장갑차를 포함한 기동 분야에서 한국의 기술력은 미국의 84%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었다. 함정과 화력 기술력도 미국 대비 각각 83%로 다른 분야들에 비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항공기와 무인기를 포함한 항공·우주 분야와 감시·정찰 분야에서는 한국의 기술력이 각각 78%로 낮았다.
기품원은 3년마다 세계 주요국의 국방과학기술 수준을 평가하는 국방과학기술수준조사서를 발간하고 합참과 육·해·공군 등에 배포하고 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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