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통해 11만주 매입키로
본인 포함 우호지분 40% 확보
신 회장 “日롯데 상장도 검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그룹의 모태가 된 롯데제과 우호지분을 대거 확보하며 한국 롯데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순환출자 구조로 엮인 한국 롯데의 핵심 연결고리로서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하는 곳이다.
롯데제과는 9일 공시를 통해 일본의 ㈜롯데가 롯데제과 지분 7.93(보통주 11만2775주)를 이달 28일까지 공개매수한다고 밝혔다. 공개매수가 완료되면 ㈜롯데의 지분율은 10까지 높아져 단숨에 롯데제과의 2대 주주로 올라선다. 현재 롯데제과 주요주주는 △롯데알미늄 15.29 △신동빈 회장 8.78 △롯데장학재단 8.69 △신격호 총괄회장 6.83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3.96 등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표면적 이유 외에 신 회장이 자신이 장악한 ㈜롯데를 통해 한국 롯데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려고 한다고 본다. 현재 ㈜롯데의 대표이사는 신 회장의 최측근인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롯데홀딩스 사장이다. 앞서 신 회장은 롯데제과의 개인 지분도 열심히 늘렸다. 그는 2013년 8월부터 꾸준히 주식을 매입해 당시 3.52에 불과하던 지분율이 현재 8.78까지 올라섰다.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신동주 전 부회장도 2013년 8월부터 10여 차례에 걸쳐 지분을 추가 매입해 자신의 지분율을 3.48에서 3.96로 높인 상태다. 두 형제가 롯데그룹 순환출자구조의 핵심인 롯데제과 지분 확보전을 벌인 셈이다. 그도 그럴 것이 롯데제과는 최상위 지주회사인 호텔롯데와 다른 계열사를 연결하는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롯데칠성음료(19.29), 롯데쇼핑(7.86), 롯데푸드(9.32) 등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을 상당량 보유 중이다.
기업체질 강화와 투명경영을 약속한 신 회장의 지배구조 확립 밑그림도 서서히 구체화하고 있다. 신 회장은 이날 보도된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호텔롯데(한국)의 상장이 내년 상반기에 실현되면 장래 과제로 (일본 롯데의) 상장을 검토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일본 롯데를 상장하려는 목적에 대해 “시장의 엄격한 눈에 노출되는 것이 기업의 체질 강화와 지배구조 확립에 도움이 된다”며 “장기적으로 기업을 발전시키는 관점에서 시장의 비판을 받는 것은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도쿄=우상규 특파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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