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피스크 지음/장진영 옮김/인사이트앤뷰/2만7000원 |
높이뛰기 미국 대표선수를 지낸 딕 포스버리(71)는 키가 작고 체격도 왜소한 편이다. 경쟁자들에 비해 육체적 조건이 너무나 열악했다. 포스버리는 그럼에도 1968년 멕시코 올림픽에서 키가 큰 경쟁자들을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그를 바꾼 것은 남다른 사고였다. 경쟁자들이 디딤대를 딛고 앞으로 장대를 뛰어넘을 때, 포스버리는 도움닫기를 한 뒤 등으로 장대를 넘었다. 이는 현재 높이뛰기 선수들이 따라하는 배면뛰기의 효시가 되었다. 포스버리는 생각을 살짝 바꿨을 뿐이지만, 그런 발상의 전환이 그에게 금메달을 안겨줬다. 포스버리는 현대 높이뛰기 종목의 표준이 되었다.
사고의 전환으로 시장 판도를 바꾼 인물도 있다. 스위스은행 채권단은 레바논계 스위스 보험계리인 니콜라스 하이에크에게 스위스 시계 회사 청산을 의뢰했다. 당시 스위스 시계 회사는 일본 세이코(Seiko)와의 경쟁에서 밀려 파산 지경에 처했다. 그러나 하이에크는 청산 대신 이 시계 회사 브랜드를 리포지셔닝했다.
하이에크는 최소한의 부품으로 저렴한 플라스틱 시계를 만드는 스와치(Swatch)를 설립했다. 그는 ‘시계도 패션’이라고 생각했다. 값비싼 시계를 다양한 색상의 유행을 따르는 시계로 만들었다. 값싸고 다양한 시계 서너 개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은 젊은층 취향에도 어필할 것으로 그는 생각했다. 이런 사고방식이 소비자들 사이에 퍼지면서 저렴하면서도 패셔너블한 스와치 시계는 선풍적 인기를 끌게 되었다. 경영혁신 전문가인 저자 피터 피스크는 게임을 바꿔 새 세상을 만들어낸 세계의 100개 기업을 분석해 디지털 혁명시대의 창조적 기류를 제시한다.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가 말한 게임체인저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무엇인가. 창의적인 사람은 외향적이면서도 내향적이다. 영리하지만 순진하다. 장난스러운 듯하면서도 집중력과 결단력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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