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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상봉 vs 금강산관광…남북대표 첫 만남부터 '밀당'

입력 : 2015-12-11 18:59:21 수정 : 2015-12-12 00:4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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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서 1차 남북 당국회담 남북한은 11일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제1차 당국회담을 열고 밤늦게까지 현안을 논의했다.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도 관계 개선 방향과 방식, 속도를 둘러싼 인식차를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이명박정부 시절 이전의 남북관계로 회귀하고자 하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북측 단장(수석대표)인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부국장은 취재진에 공개된 전체회의 모두발언에서 “거의 8년 동안 회담이 없었다”며 “그 사이 고위급 접촉 등 여러 차례 회담이 있었지만 사실상 본격적인 북남관계를 푸는 회담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그간 불신과 대립, 장벽이 더 높아졌는데 우리가 장벽을 허물어 골수를 메우고 길을 열고 대통로를 열어 나갑시다”라고 말했다.

11일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개최된 제1차 남북 당국회담에서 우리 측 수석대표인 황부기 통일부 차관과 북측 대표 전종수 조국 평화통일 위원회 서기국 부국장이 회담 시작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개성=사진공동취재단
‘장벽을 허물자’는 표현은 과거 북한의 도발 책임을 부정하는 발언으로 이명박정부 시절 북한의 천안함 폭침 도발에 따른 대북 제재인 5·24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중단된 금강산관광 재개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종전에도 흩어진 친인척의 왕래를 가로막고 있는 장벽부터 허물어야 한다며 이산상봉을 하려거든 5·24제재부터 풀라며 금강산관광 재개와 연계하곤 했다.

11일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개최된 제1차 남북 당국회담에서 북측 수석대표인 전종수 조국 평화통일 위원회 서기국 부국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일단 당국회담 개최를 통한 안정적인 대화 채널 구축에 방점을 두는 분위기이다. 남북 대화 정례화를 통해 차근차근 현안을 풀어나가자는 얘기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황부기 통일부 차관은 “야설(野雪·서산대사가 지은 것으로 알려진 시)이라는 시가 있다”며 시구를 직접 읊은 뒤 “‘들판에 눈이 내리면 길을 걸을 때 갈지자로 걷지 말고 서로 잘 걸어가라’는 의미”라고 ‘뼈 있는 덕담’을 건넸다. 남북대화 정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의미로 풀이된다.

11일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개최된 제1차 남북 당국회담에서 우리 측 수석대표인 황부기 통일부 차관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황 차관이 회담 장소로 출발하기에 앞서 “하나하나씩 차근차근 풀어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언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회담 대표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그런 회담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관계개선 속도보다 그간 정부가 강조해온 명분과 원칙을 지키는 데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양측 대표단은 오전 10시40분부터 30분 동안 첫 번째 전체회의를 통해 기본입장이 담긴 기조발언을 주고받은 이후 약 7시간이 지나서야 서울과 평양의 지침을 받고 1시간12분 동안 1차 수석대표 접촉을 벌였다. 양측 간 의제 설정과 현안에 대한 입장차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오후 9시40분 속개된 2차 수석대표 접촉은 15분만에 종료됐다.

개성=공동취재단·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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