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물밑접촉만 거듭할 뿐 선거구획정 협상에서 진전을 보지 못했다. 현행제도(지역구 246, 비례 54석)에서 지역구만 7석가량 늘리자는 새누리당과 비례대표 의석 수를 줄이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 비례성을 강화하자는 새정치연합이 팽팽하게 맞섰다.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국회 정개특위 위원장인 새누리당 이병석 의원의 중재안에 담긴 균형의석 제도의 연동 비율을 현행 50%에서 40%로 낮추는 방안을 ‘최종안’이라며 여당에 제안했다. 15일 활동을 종료하는 정개특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당내 경선 시 안심번호제 도입을 가능하게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 여야가 사전합의한 법안만 의결했다.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 예비후보자 등록 신청 개시일을 하루 앞둔 14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선관위에서 직원들이 등록 접수 준비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
‘안개’만 자욱한 선거구획정 협상에 애가 타는 것은 원외 정치인이다. 덜컥 예비후보를 등록했다가 선거구획정이 31일을 넘어서면 이들은 예비후보 등록 후부터 모금한 후원금을 몽땅 반납해야 하고 제작한 플래카드와 명함을 고스란히 버려야 한다. 서울 강북을 지역구에 도전하는 새정치연합 박용진 전 대변인은 통화에서 “이 때문에 예비후보 등록을 조금 늦추기로 했다”고 말했다. 선거구 분구·합구가 예상되는 지역구에서 뛰는 원외 후보의 속은 더 탄다. 합구 대상인 서울 중구에서 새누리당 경선에 출마키로 한 청와대 김행 전 대변인은 “나도 황당하지만 유권자들도 자기 지역구에 누가 후보로 나오는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역 의원들이나 당협위원장들의 ‘기득권’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김 전 대변인은 “선거구획정이 안 되는 것보다 더 괴로운 것은 당협위원장들이 사퇴하지 않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은 중앙위 결정에 따라 이날로 지역위원장에서 사퇴하기로 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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