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지난 10월부터 최근까지 일본의 해안으로 떠내려온 북한 어선과 시신이 각각 14척, 31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배 8척에는 한글이 적혀 있었다. 시신은 모두 남성이었으며 숨진 지 1개월이 넘은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정확한 사인은 판명하기 어려웠다.
떠내려온 배들은 모두 소형 엔진과 프로펠러를 장착한 소형 목조선으로 근거리 어업에 적합하다. 따라서 높은 파도에 떠밀려 표류하게 됐을 가능성이 크다. 동해에는 가을과 겨울에 계절풍으로 강력한 북서풍이 분다. 일본 해상보안청 측은 “예년에는 묶어 놓은 것이 풀려 떠내려오는 배가 많았는데 올해는 고기잡이를 하는 도중 난파한 배가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미야모토 사토루(宮本悟) 세이가쿠인대 특임교수에 의하면 북한 근해에서 오징어와 대구 등이 잡히는 시기가 되면 조선노동당 방침을 받은 군의 지시로 현역이나 퇴역 군인 등이 배에 타고 고기잡이에 나서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 이시카와현에서 발견된 배에는 한글로 ‘조선인민군’이라고 적혀 있었다. 수산물은 주로 외화를 얻을 목적으로 수출되고 있다.
국내 민간 연구소 GS&J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이 중국으로 수산물을 수출하고 번 돈은 1억4415만달러였다. 야마다 요시히코(山田吉彦) 도카이대 교수는 “옷이나 장화를 보면 어업에 오랫동안 종사한 사람의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며 “경험이 적은 사람까지 동원돼 조난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도쿄=우상규 특파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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