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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빅뱅 시작됐다] 외부 인재 못 버티는 후진 정치 풍토

입력 : 2015-12-15 18:47:51 수정 : 2015-12-15 23: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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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영입해 놓고… 계파 없으면 결국 외톨이 신세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지난 2·8전당대회 출마선언에서 “우리 당은 김대중, 노무현, 안철수, 한국노총, 시민사회단체 5대 세력이 연합해 창당했다”고 강조했다. 긴 당명에서 보듯 제1야당은 결을 달리하는 야권의 여러 세력이 연합한 정당이다. 노무현·김대중정부, 노동조합, 시민사회, 구민주계, 중도까지 노선·이념의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그런 만큼 ‘융화력’이 생명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지난해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합당후 7·30 재보선 등 선거 때마다 전략공천 등을 놓고 양측 간 불협화음이 들렸고 ‘어색한 동거’는 최근 파국으로 끝났다. 야당은 늘 내홍에 시달려 왔다. ‘끼리끼리 문화’, 즉 ‘외부 인재가 못 버티는 풍토’가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인재 아꼈던 DJ… 달라진 야당 풍토

하지만 야당에서도 강력한 리더십이 있었을 때는 ‘배척문화’를 제어할 수 있었다는 것이 전문가 분석이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인재를 아끼기로 유명했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은 15일 통화에서 “김 전 대통령이 당의 실질적 리더십을 행사할 때까지만 해도 야당(현 새정치연합)은 사람을 많이 아끼는 당이었다”며 “오히려 외부 인재들을 더 배려해 주다 보니 (당에서) 고생도 안 한 사람이 더 좋은 자리에 간다는 질투가 공공연히 있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통령이 외부 영입으로 충원한 인재가 정세균 의원(쌍용 임원 출신), 임동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이다. 당내 반발을 누를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현재의 야당에는 그럴 만한 리더십이 없다. 윤 실장은 “이계안 전 의원이 정치권에 들어왔을 때 대기업 임원 출신 자산가로 야당에선 이질적인 존재였다”며 “당내에서 돈 많은 대기업 사장 출신 인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았다”고 전했다.

외부인사라도 학생운동 등 같은 문화를 공유한 이들은 사정이 다르다. 2012년 총선 비례대표 공천에서 전문가 몫으로 당에 입성한 시민사회계 출신 인사들은 금방 자리를 잡았다.

◆계파 아니면 안 되는 풍토… 거물급도 예외 없어

외부 인재가 들어오더라도 야당 내에서 맞닥뜨리는 현실적 벽이 계파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통화에서 “외부 인재는 당내 계파의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로 영입됐지만 기존 계파에 소속되지 않으면 그때부터 누구도 챙겨주지 않는 외톨이가 되고 다음 공천은 물 건너가게 된다는 것이다. 계파 형성 보다 본질적인 이유로는 ‘나와 다르면 배척하는 배타주의적 문화’를 들기도 한다. 비주류, 중도 측 인사들은 486, 운동권 문화가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문화’라고 성토한다. 그러나 주류, 진보 측은 ‘편가르기’라고 항변한다. 이같은 인식 차는 안 의원이 탈당 전 문재인 대표에 대해 서운함을 토로한 것에서 상징적으로 보여진다.

여당 출신, 무계파 등은 ‘거물급’이라도 환영받기 쉽지 않다. 특히 구민주계와 친노(친노무현)라는 양대 계파와 궤를 달리하는 인사들은 당내 입지 구축에 실패해 번번이 대선후보 경선 등에서 고배를 마셨다.

손학규 전 대표는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당내 세력 확산에 실패했다. 그는 당내에서 나름대로 세를 형성했지만 구성원들이 대부분 당의 주류 세력이 아닌 까닭에 고비마다 한 걸음 물러서는 선택을 했다. 박영선 의원이 지난해 원내대표 사퇴 파동 등 위기 국면에서 리더십 구축에 실패한 원인 중 하나로 “당을 잘 모른다”는 점이 꼽혔다. 벌써 당 생활을 10년 넘게 했지만 거대한 조직의 벽 앞에서는 어려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지역주의 해소를 위해 대구 지역 출마를 고집하는 김부겸 전 의원에 대해서도 탈당 경력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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