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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세대 죄 짓지 말자" VS "경제 비상사태 아니다"

입력 : 2015-12-16 18:14:37 수정 : 2015-12-17 07: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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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국회의장 쟁점법안 처리 놓고 정면충돌… 김무성 “긴급재정명령 검토”… 鄭의장 직권상정 거부 재확인 대통령과 국회의장이 16일 쟁점법안 처리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3권분립’ 체제에서 행정부와 입법부의 수장이 맞서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특히 대통령의 ‘긴급재정명령’ 검토 주장이 여당에서 나와 정국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청와대에서 ‘2016 대한민국 경제, 경제활력 강화, 구조개혁 완수’를 슬로건으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미래세대에게 더 이상 죄짓지 말자”며 경제 관련 법안 등의 조속한 국회 처리를 정치권에 강력히 촉구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의 잃어버린 시간, 잃어버린 인생을 누가 보상할 수 있겠는가”라며 “우리 미래세대에게 더 이상 죄짓지 말고 지금이라도 실행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정치권을 향해 국회에 계류 중인 경제활성화법과 노동개혁 5개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강력히 주문한 것으로, 사실상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압박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국민이 바라는 일을 제쳐두고 무슨 정치개혁을 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라며 “부디 올해가 가기 전에 일자리를 갈망하는 청년들의 요구를 저버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들을 대변하기 위해서다”고 못박았다. 마무리 발언에서도 “동트기 전 새벽이 가장 깜깜하듯이 지금 이 순간이 마지막 고비이므로 힘들더라도 신념을 가지고 반드시 뚫고 지나가야 경제 재도약이 가능하다”며 쟁점법안 처리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오른쪽)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손짓을 하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쟁점법안 처리를 위해 “긴급재정명령을 검토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긴급재정명령은 대통령이 국회 소집을 기다릴 이유가 없다고 판단할 경우 재정처분의 실효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발동하는 것으로, 법률과 같은 효력을 지닌다. 1993년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금융실명제 도입 시 발동한 바 있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1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쟁점 법안에 대한 직권상정 거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남정탁 기자
정 의장은 그러나 기자간담회에서 “국가 비상사태에 가능하다고 돼 있는데, 과연 지금 경제상황을 그렇게 볼 수 있느냐 하는 데 대해 동의할 수 없다”며 직권상정 거부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는 “초법적 발상으로, 행하면 오히려 나라에 혼란을 가져오고 경제를 나쁘게 할 수 있는 반작용이 있다”며 “상당히 고심하고 있지만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전날 청와대 현기환 정무수석에 이은 이날 박 대통령과 여당의 거듭된 직권상정 요구에도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자세다. 정 의장은 “(직권상정을) 안 하는 게 아니고 법적으로 못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남상훈·이우승 기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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