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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北 청봉악단도 공연문제로 러시아와 갈등 있었다

입력 : 2015-12-17 16:57:04 수정 : 2015-12-17 21:4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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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정부, 사후체류비 30만달러 요구… 北발끈, 반반씩 부담으로 무마 최근 중국 베이징 공연 직전 모란봉악단의 급거 귀환으로 북·중 간 이상 기류가 감지되는 가운데 모란봉악단과 함께 북한의 양대 악단으로 꼽히는 ‘청봉악단’의 지난 8∼9월 러시아 공연에서도 북·러 간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북한 청봉악단 단원들이 8월31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북·러 친선의 해 기념공연에서 우아한 검은 드레스를 입고 노래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외교 소식통은 이날 “김정은(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이 만든 청봉악단이 러시아에 갔을 때도 러시아 정부가 체류비 등으로 30만달러(약 3억5400만원)를 청구했는데 이에 북한이 발끈해 논란이 있었다”며 “대충 반반씩 부담하는 것으로 무마됐다”고 밝혔다.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청봉악단이 지난 7월 김 제1위원장의 원대한 구상과 직접적 발기에 의해 조직됐다고 선전한 바 있다. 청봉악단은 북·러 친선의 해를 맞아 창단 직후인 지난 8∼9월 러시아를 방문해 모스크바 차이콥스키음악당(8월31일)과 모스크비치문화센터(9월1일), 극동지역인 하바롭스크뮤지컬극장(9월3일)에서 공연했다. 차이콥스키음악당 공연 때는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과 김형준 러시아 주재 북한대사 등 양측 고위 인사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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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소식통은 모란봉악단의 급거 귀환 배경으로 의전, 콘텐츠(공연 내용), 돈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처음에는 시진핑(習近平·중국 국가주석), 류윈산(劉雲山) 등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급이 관람한다고 했다가 (3∼4단계 아래인) 부부장(차관)급으로 내려갔다고 한다. 또 중국이 사전에 보니 공연 내용에 핵, 미사일 등이 있어 (이것도) 빼달라고 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란봉악단의 귀환 배경에)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돈 이야기도 있다”면서 앞서 발생한 청봉악단과 관련한 북·러 갈등 사례를 소개했다.

이 소식통은 모란봉악단의 공연 취소에 대해 “시 주석 등에 대한 대단한 결례로, 중국도 김정은이 ××××(정도에서 벗어난 사람을 지칭하는 표현)라는 것을 확실히 알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모란봉악단 단원들이 미니스커트를 입고 전자 기타와 바이올린 등을 연주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모란봉악단과 청봉악단은 김정일 시대의 보천보전자악단, 왕재산경음악단처럼 김정은 시대의 양대 악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두 악단 모두 음악정치를 하기 위한 것”이라며 “청봉악단이 3대세습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것에 비해 모란봉악단은 김정은 개인 찬양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청봉이란 이름은 북한이 1939년 5월 김일성 주석의 유격대가 야영을 했다고 주장하는 백두산 지역의 봉우리에서 따왔다. 모란봉악단은 조선노동당의 친솔(親率·친히 거느리는) 악단이자 국보적인 예술단체로 불려, 국보급 예술단체로 지칭되는 청봉악단보다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노동신문에서 김 제1위원장의 두 악단 공연 관람 보도는 공교롭게 모두 10월19일자에 단 한 차례 나왔는데 모란봉악단은 1면에, 청봉악단은 4면에 게재됐다.

김청중·염유섭 기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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