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의원은 이날 오전 전주 지역 기자간담회와 남부시장 상인 간담회를 가진 뒤 오후에는 광주로 옮겨 광주은행 방문, 기자간담회, 지역 지지자 단체 창립식 참석, 지역 원로들과의 만남 등의 일정을 소화하며 꽉 채운 하루를 보냈다. 그는 “같은 시행착오(새정치연합과의 합당)를 다시 반복하지 않겠다”며 가는 곳마다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말도 더 많아졌고 자신감도 넘쳐보였다. 2년 전 독자 창당의 기치를 내걸고 전국 각지를 다닐 때보다 훨씬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정권교체 방안을 말해달라’는 질문엔 “천기 누설이라 말씀 못 드린다”는 농담으로 응수했다.
여유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17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은행 본점을 방문해 통장을 개설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
안 의원은 “낡은 정치를 바꾸지 못하면 정치를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탈당에 대해선 “미리 논의하고 계획한 게 아니다. 끝까지 문재인 대표의 답을 기다렸다”며 “이대로 가면 총선 승리, 정권 교체가 물 건너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새정치연합과 문 대표에 대해선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몰아낸다”며 “생각 같은 사람들이 모여서 즐겁게 지내자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 정권 교체를 위한 고민이 부족하다”고 거듭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저와 새정치연합은 혁신경쟁을 할 수밖에 없고 그 속에서 시너지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고 혁신 경쟁을 예고했다.
2년 만에 ‘독자세력화’ 깃발을 들고 찾아온 안 의원을 맞는 호남 시민들은 ‘반신반의’하는 것으로 보였다. 지지자 단체인 시민 네트워크 무등 창립식에는 비판적 인사도 섞여 있었다. 뒷좌석에선 안 의원 탈당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안 의원은 18일 지역언론 인터뷰를 끝으로 호남 방문을 마무리한다. 내주 초엔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치세력화의 기조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광주=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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