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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으로 달려간 안철수, 문재인과 적자경쟁 시동

입력 : 2015-12-17 18:35:03 수정 : 2015-12-17 22: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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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이어 전주·광주 연일 강행군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17일 ‘안풍’(安風·안철수 바람) 진원지였던 호남을 1박2일 일정으로 찾아 지지세 규합을 본격화했다. 지난 13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뒤 지역구인 서울 노원구와 고향인 부산에 이어 이날 전주와 광주를 잇달아 방문하는 강행군을 벌이며 ‘안풍 되살리기’를 시도했다. 자신이 추구하는 ‘새정치’와 탈당 명분에 대한 여론전과 정치세력화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야당 텃밭인 호남의 적자 자리를 놓고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와 진검승부를 시작한 셈이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전주 지역 기자간담회와 남부시장 상인 간담회를 가진 뒤 오후에는 광주로 옮겨 광주은행 방문, 기자간담회, 지역 지지자 단체 창립식 참석, 지역 원로들과의 만남 등의 일정을 소화하며 꽉 채운 하루를 보냈다. 그는 “같은 시행착오(새정치연합과의 합당)를 다시 반복하지 않겠다”며 가는 곳마다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말도 더 많아졌고 자신감도 넘쳐보였다. 2년 전 독자 창당의 기치를 내걸고 전국 각지를 다닐 때보다 훨씬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정권교체 방안을 말해달라’는 질문엔 “천기 누설이라 말씀 못 드린다”는 농담으로 응수했다.

여유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17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은행 본점을 방문해 통장을 개설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관심이 모이는 신당 추진 계획에 대해선 “선거 120일 전이면 조선왕조 500년 동안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이 다 생길 수 있다”며 “최대한 빨리 미래 계획에 대해 말씀드리겠다”고만 말했다. 이날 탈당을 한 문병호, 유성엽, 황주홍 의원과는 함께 할 뜻을 내비쳤다. 안 의원과 무소속 천정배 의원을 비롯한 신당파 6인은 연대와 통합을 위한 일종의 ‘구락부’로서 의원총회 개최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키를 쥔 안 의원의 구상이 구체화되지 않아 향후 신당 추진 흐름을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안 의원은 “낡은 정치를 바꾸지 못하면 정치를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탈당에 대해선 “미리 논의하고 계획한 게 아니다. 끝까지 문재인 대표의 답을 기다렸다”며 “이대로 가면 총선 승리, 정권 교체가 물 건너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새정치연합과 문 대표에 대해선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몰아낸다”며 “생각 같은 사람들이 모여서 즐겁게 지내자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 정권 교체를 위한 고민이 부족하다”고 거듭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저와 새정치연합은 혁신경쟁을 할 수밖에 없고 그 속에서 시너지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고 혁신 경쟁을 예고했다.

2년 만에 ‘독자세력화’ 깃발을 들고 찾아온 안 의원을 맞는 호남 시민들은 ‘반신반의’하는 것으로 보였다. 지지자 단체인 시민 네트워크 무등 창립식에는 비판적 인사도 섞여 있었다. 뒷좌석에선 안 의원 탈당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안 의원은 18일 지역언론 인터뷰를 끝으로 호남 방문을 마무리한다. 내주 초엔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치세력화의 기조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광주=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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