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추가 인상 후 금융시장도 관건
글로벌 경제 돌발변수 발생 않을 땐
내년 3∼4차례 점진적 인상 가능성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과 인상 폭은 예상대로 결정됐다. 연준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가 끝나는 16일(현지시간)에 연방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관측은 지난 10월 FOMC 이후 기정사실이 됐었다. 그러나 연준이 금리를 9년 반 만에 처음으로 올린 뒤 앞으로 미국의 통화 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고 추가 금리 일정표가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안을 발표하자 일리노이주 시카고 선물거래소 장내에서 트레이더들이 바쁘게 주문을 하고 있다. 시카고=EPA연합뉴스 |
연준은 대체로 내년 3월 FOMC에서 금리를 두 번째로 0.25%포인트 올려 0.5∼0.75%로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내년 3월 제2차 금리 인상 조치를 단행해도 그 이후의 통화 정책 진로는 안갯속에 가려져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준은 첫 번째와 두 번째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글로벌 금융 시장이 크게 동요하지 않아야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수 있다.
미국에서 노동 시장이 지속적으로 나아지고, 임금이 오르며 인플레이션이 중기 목표치인 2%로 향해 움직여야 금리인상이 가능한데 그런 조건이 성숙할지 지금으로선 미지수다. 연준은 앞으로 두 가지 극단적인 상황을 피하려 하고 있다.
금리를 서둘러 올렸다가 현재의 경기 회복세가 꺾이는 사태를 막아야 한다. 또한 추가 금리 인상을 머뭇거리다가 물가가 치솟는 등 미래에 다가올 위기를 관리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연준은 대체로 미국 경제가 순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내년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4%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실업률은 현재 5%에서 내년에 4.7%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연준은 예상했다. 다만 물가가 오르지 않아 내년에도 연간 상승률 목표치인 2%에 쉽게 이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연준은 전망하고 있다. 이 때문에 물가는 연준이 향후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옐런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저유가 등으로 인해 물가가 안정돼 있지만 노동 시장이 더 좋아지면 언제든지 다시 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기준금리가 오르면 주택 할부 금융인 모기지와 자동차 구매 대출 이자 등이 오르게 된다. 미국에서는 그동안 사실상의 제로 금리 정책으로 주택 시장이 되살아났고, 자동차 판매가 늘어났다. 그러나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자동차 판매 대수가 3%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지적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