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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그날의 '진실'만을 알고 싶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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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12-18 10:00:00 수정 : 2015-12-18 11:3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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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미국에서 발생한 아들의 사망 사건. 배우 이상희 씨의 '시간'은 아들이 숨진 그 날에 멈춰 있습니다. 아들이 왜 같은 학교 학생에게 맞아 갑작스럽게 죽어야 했는지 그 이유를 알 길이 없어 그 날 언저리에서 맴돌고 있는 것입니다. 

의문 투성이의 사건. 그 사건의 진실이 어떠한 모습으로 드러나도 알고 싶다는 이상희 씨. 그는 오늘도 아들의 죽음을 밝혀내기 위해 '진실'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5년 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고등학교
한인 남학생 두 명이 체육시간에 몸싸움을 벌입니다.
B군에게 얼굴 두 대와 복부 한 대를 맞은 A군... 
순간 의식을 잃고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졌습니다.
어이없을 정도로 순식간이었습니다.

비보를 듣고 미국으로 달려간 A군의 부모...
35년차 영화배우 이상희 씨 부부입니다.
영어를 못해 말이 통하지 않는 부모는 
아들이 왜 갑자기 세상을 떠났는지, 알 길이 없었습니다.

의사는 아들의 호흡기를 떼겠다며 장기 기증을 권유했습니다.
사건을 조사한 미국 경찰이 내린 결론은 ‘정당방위’
변호사가 갑자기 사건을 포기한 것도, 피 묻은 운동복이 사라진 것도, 가해자 가족의 재산 상황도...
아버지에게는 아들이 죽음에 이른 사건이 의문투성이입니다.

아들은 뇌사에 빠진 지 이틀 만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장기를 기증하면 시신을 화장해야만 하는 미국.
아버지는 그대로 아들을 보낼 수 없어
관을 끌어안고 한국으로 왔습니다.
아들의 죽음 뒤에 밝혀야 할 진실이 있다고 생각해서입니다.

가해자인 B군이 밝힌 사건 정황은 이렇습니다.
A군이 먼저 주먹질을 했고, 나중에 싸우자고 했는데 멈추지 않아서
밀어내려고 저항하다 그렇게 됐다는 겁니다.
A군이 지병이 있을 수도 있다고도 합니다.

그는 아들이 죽은 원인을 밝혀내려고 생업도 포기한 채
5년간 재판과 시위에 매달렸습니다.

“마음이 그쪽으로만 가 있어서 연기를 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2014년 1월
마지막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청주지방검찰청에 B군을 고소했습니다.
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폭행치사의 경우 ‘정당방위’ 인정이 매우 어렵다는 점에 희망을 건 겁니다.

1년 8개월이 흐른 지난 9월, 청주지검은 B군을 ‘폭행치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12월 10일 3차 공판이 끝났고, 내년 1월 4차 공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현재 재판의 결론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무엇이 A군을 죽게 했는지 ‘진실’은 누구도 모릅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어떻게든 아들의 죽음을 밝히고 싶어 하는 한 아버지가 있다는 점입니다.

“차라리 (B군이) 무죄라고 판결이라도 나와 좋겠습니다. 확인조차 못한 채 아들의 죽음을 이대로 넘겨버릴 순 없기 때문입니다.”

아버지는 오늘도 아들의 이야기를 연극에 담아내려 무대에 서고 있습니다. 

“아들이 살아있을 때 잘해주지 못해서 속죄하는 마음으로 연극 중입니다. 며칠 전 14일이 아들의 
기일이었습니다. (진실이 밝혀지는 날) 네 식구가 모여서 생일파티 한번 하고 싶습니다.”

나진희·정예진 기자 najin@segye.com
인터뷰=현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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