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그늘도 짙어지고 있다. 숙박·음식점 등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생계형 창업이 급증하고 있다. 취업난과 조기 퇴직 등에 몰린 사람들이 너도나도 소규모 창업으로 쏠린 탓이다. 하지만 이들 역시 ‘자영업의 몰락’이라 불릴 만큼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현실이다.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기준 영리법인 기업체 행정통계 잠정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영리법인 전체 매출액은 4189조원으로, 1년 전보다 1.4% 늘었다.
중소기업기본법에 따른 대기업의 매출액은 2663조원으로, 1년 전보다 0.2% 늘었다. 중소기업 매출액은 1526조원으로 1년 전에 비해 3.6% 증가했다. 매출액 증가폭은 중소기업이 컸지만, 매출액 기준으로는 대기업이 전체의 63.6%를 차지했다. 대기업 4310곳이 벌어들인 돈이 중소기업 53만6198개가 벌어들인 돈보다 훨씬 더 많은 셈이다. 1개 기업체당 매출액은 대기업이 6178억원, 중소기업이 28억원을 기록했다. 소수의 대기업이 부의 대부분을 독식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별로는 숙박음식업의 증가가 뚜렷했다. 지난해 숙박음식업은 전년보다 1142개(19%) 늘어난 7163개로 집계됐다. 숙박음식업은 2012년 5193개, 2013년 6021개 등 빠르게 늘고 있다.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20, 30대와 일찍 퇴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40, 50대들이 앞다퉈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영리법인의 숙박음식업이 크게 늘었다”며 “퇴직금을 통해 숙박음식업 등을 창업하는 사례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재벌(대규모 기업집단)의 경우 지난해 기업체 수 1620개를 기록해 1년 전보다 2.4% 감소했다. 매출액도 1672조원으로 같은 기간 2% 줄어들었다. 재벌의 기업체는 도소매업(1.1%)을 제외한 대부분 산업에서 줄어들었다. 특히 정보통신업의 경우 12.8%로 감소폭이 가장 컸고, 숙박음식엄 -9.8%, 운수 -8.5%, 건설 -7.9%로 뒤를 이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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