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GS건설 작년比 대폭 줄여
“시장 급랭… 그나마 소화 못할 것”
일각 “여건 호전 땐 더 늘 수도” 현대건설은 내년 1만6787가구(조합+일반분양)의 아파트를 분양한다. 올해 실적 2만1575가구에 비하면 78%에 불과한 물량이다. 올해 건설사 중 가장 많은 아파트(4만268가구)를 분양한 대우건설도 내년에는 2만4449가구로 물량을 줄인다. GS건설 역시 올해 2만8783가구에서 내년 2만1479가구로 7304가구를 축소했다.
주요 건설사들이 이렇게 줄줄이 분양 계획물량을 줄이면서 내년 계획된 민영아파트 분양 물량이 올해보다 대폭 줄었다. 공급과잉 논란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다 내년에 시행 예정인 가계부채관리방안 등으로 전체 주택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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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부동산114와 업계에 따르면 내년에 전국 342개 단지에서 31만9889가구(잠정)의 아파트가 분양된다. 이는 올 한 해 실제 분양된 민영아파트 42만9188가구(12월 잔여 물량포함)에 비해 25% 줄어든 것이다. 감소폭은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16%)에 비해 비수도권·지방(-35%)이 더 크다. 지방에서는 울산시의 감소폭이 70%로 가장 크고, 세종시가 -67%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지방이라도 올해 분양시장 분위기가 좋았던 광주시(-25%)와 대구시(-10%)는 감소폭이 적다. 역시 올해 분양 호조를 보였던 부산시는 오히려 내년에 올해보다 23% 많은 물량이 대기 중이다. 서울도 내년 5만6719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어 올해 실적(4만1507가구)보다 37%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특히 2001년(6만2100가구) 이후 15년 만에 다시 5만가구를 넘어서는 수치다.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단지들이 분양을 앞두고 있어서다.
다만 실제 분양이 집계처럼 될지는 두고 봐야 안다. 시장 분위기가 급랭한 현 상황에서 볼 때 각 건설사가 내년에 예정물량을 다 소화할 수 없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2016년 실제 분양진행물량이 계획 대비 줄어들 가능성이 엿보인다”며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져 주택구매 수요가 감소, 건설사가 공격적으로 분양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내년 시장 여건이 급호전되면 실제 분양물량이 늘어날 수도 있다. 내년 분양예정 물량을 과거 연도별 예정물량과 비교할 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라는 점이 이 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건설사가 내년 시장을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올해 상황도 이런 기대에 힘을 싣는다. 지난해 말 집계된 올해 전체 분양 예정물량은 30만8337가구였다. 그러나 각종 규제완화, 저금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공급물량이 급증, 최종 42만여 가구(계획대비 139%)가 분양됐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내년에 금융규제 등의 악재가 예상되지만 이후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가봐야 안다. 주택 시장은 종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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