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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은퇴가구의 자산 처분, 부동산 시장 부담"

입력 : 2015-12-22 12:00:00 수정 : 2015-12-22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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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제출용 금융안정보고서 지적

자료제공=한국은행
은퇴 고령가구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과정에서 실물자산 처분이 크게 증가할 경우 부동산시장의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부채 디레버리징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취약 고령가구가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22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하기 위해 발행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구 고령화 속도가 빠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부채 디레버리징 성향이 높은 50~60대가 실물 위주로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한계가구 비중도 높아 영향이 클 수 있다며 이같은 분석을 내놨다.

지난해 3월 기준으로 50대와 60대의 실물자산 비율은 각각 74.1%, 82.4%로 큰 비중을 차지한데다 한계가구의 비중 역시 13.7%, 18.6%로 집계됐다. 또한 이들 가구가 보유한 금융부채 규모는 전체 금융부채의 44.8%에 달하고 있다.

한은은 "향후 현 50~60대가 금융부채를 축소해 나갈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은 금융부채를 소득보다 더 크게 축소함에 따라 가계의 금융부채 비율 상승도 억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금융부채 축소는 부동산시장의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우리나라 55~74세 가구의 실물자산 비중이 약 80%로 미국을 크게 상회할 뿐 아니라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도 2~3배 높은 수준이다. 특히 55~74세 금융부채 보유가구의 경우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85~115%이어서 금융부채 상환을 위해서는 실물자산을 처분할 수밖에 없는 가구가 발생할 수 있다.

한은은 "부동산 핵심 수요층인 자산축적연령인구(35~59세)는 2018년 이후 감소함에 따라 부동산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면서 부동산가격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우리나라의 자산축적연령인구 감소 및 고령화 속도가 주요국에 비해 빨라 가계의 금융부채 디레버리징이 단기간에 집중될 우려가 있다.

자산축적연령인구 비중은 2016년 40.4%로 고점을 찍지만 향후 10년간 하락 폭이 3.8%p로 주요국 평균치인 2.0%p에 비해 약 2배 가량 크다. 뿐만 아니라 한국은 고령사회(2018년)에서 초고령사회(2026년)로 가는 기간이 8년이 걸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평균(31년) 보다 약 4배 가량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한은은 "인구 고령화 진전에 따라 은퇴 계층의 부채 디레버리징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대내외 불안 요인에 따른 부동산시장 및 가계 소득 충격 등으로 고령층의 금융부채 디레버리징이 원활하게 추진되지 못할 경우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고령가구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며 "부동산 가격 하락 및 소득 감소에 취약한 한계가구의 42.1%가 50~60대라는 점에서 향우 이들의 금융부채 축소 관련 잠재위험이 적지 않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인구 고령화의 가계부채 영향은 향후 3~4년 후부터 점차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여 부동산시장의 충격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고령화 이슈는 단기 대응이 어려운 만큼 가계부채 관리 지속, 부동산 금융 활성화, 고령층 맞춤형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슬기 기자 ssg14@segye.com

<세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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