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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자영업, 실패한 인생 아니라고 전해라

입력 : 2016-01-08 05:00:00 수정 : 2016-01-07 11:2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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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침체, 과열 경쟁에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이 생존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전문가들과 업계 종사자들은 자영업자의 시선에서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짚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프랜차이즈 산업이 커진 만큼 가맹점주를 위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프랜차이즈 성장이 자영업 과잉의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를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이른바 '갑질'을 근절하자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특히, 일반적인 유통 채널인 대리점과 프랜차이즈업계의 가맹점은 본사의 불합리한 대우가 관행처럼 이어지고 있지만, 제도 사각지대에 놓여 보호받지 못한다고 하소연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2014년 남양유업 갑질파문 이후 식품 및 주류업체들이 대리점 및 도매상들과 상생 방안 마련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 '대리점거래 공정화법'의 국회 통과로 시대 흐름에 따라야 한다는 대세론이 우세하다.

◆신규 창업자 85% 폐업…성공확률 갈수록 낮아져

최근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와 취업이 불안정한 젊은 층들이 창업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창업을 하려는 예비창업자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창업을 한다고 해서 모두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만큼 예비창업자 입장에서는 창업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기 마련이다. 실제 기획재정부에서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신규 창업자 중 단 15%만이 폐업을 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창업 수요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희망 창업 형태로 프랜차이즈를 선택하는 창업자들이 늘고 있다. 다만 가맹본부와 갈등을 빚을 경우 불리한 입장에 처할 수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가맹본부에 비해 법적 노하우나 자본력 등에서 현저히 밀리는 점을 감안하면, 공방 자체가 피해자인 '을(가맹점주)'에게는 불리한 싸움이다. 대부분의 가맹점주들은 쉽사리 본사에 불만을 제기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정위 산하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접수된 최근 5년간(2010∼2014년 11월) 가맹사업거래 분쟁건수는 2873건에 이른다. 업계 일각에선 갑질 논란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유는 '문어발식' 가맹점 확장에 따른 부작용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급격히 몸집을 불리는 과정에서 가맹점주와의 상생, 내실 경영보다는 양적 성장에 지나치게 치중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또 본사는 이 같은 행태를 업계의 오랜 관행이라면서 합리화하는 인식이 강해 근본적인 개선이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본사 갑질, 업계의 오랜 관행이라고?

때문에 정부가 과징금 부과 등 솜방망이 식의 처벌이 아닌 강도 높은 제재로 이 같은 갑질을 근절시켜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프랜차이즈 시장이 보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불공정행위에 대해 공정위 등 정부 차원의 꾸준한 관리감독과 강력한 제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프랜차이즈시장 성숙해지려면 정부 차원의 꾸준한 관리감독 필요

이런 가운데 프랜차이즈업계는 창업 전 철저한 사전교육과 혜택을 통해 예비창업자들이 두려움을 벗어 던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SPC그룹 파리크라상은 가맹점주와의 상생에 앞장서고 있다. 파리바게뜨 개별 가맹점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상생활동의 일환으로 '손익개선 테스크포스팀' 을 구성해 운영 중이다.

한편,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과 내수 경기 침체로 유통업체가 극심한 매출 부진에 빠진 것과는 대조적으로 편의점 매출은 꾸준한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24시간 영업과 편리한 접근성에 1~2인 가구 증가 및 PB상품 퀼리티 향상 등이 겹치면서 '편의점 3만개 시대'가 가시화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 매장 수는 약 2만8000개에 달한다. 점포 수의 증가는 바로 편의점 본사의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경기 불황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편의점만 호황을 누린 셈이다.

◆편의점 매장 늘수록 조용히 눈물 훔치는 사람은?

하지만 편의점 매장이 늘어날수록 조용히 눈물을 훔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편의점 가맹점주들이다. 편의점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면서 가맹점주들은 경쟁을 피할 수 없어, 심한 곳은 매출이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실제 서울 도봉구 창동역 1번 출구로부터 반경 500m에는 브랜드 편의점이 9개가 들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서울 관악구 대학동 신림고시촌에도 다양한 브랜드 편의점이 밀집해 있다.

◆묻지마 식의 출점 경쟁, 적자 감수하는 '치킨게임' 가속화

주요 상권에 여러 브랜드 편의점이 밀집하면서 가맹점들은 피할 수 없는 경쟁을 하고 있다. 최근 '묻지마' 식의 출점 경쟁이 벌어지면서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치킨게임' 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편의점 점주들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으로 점점 어려운 상황에 내몰리고, 급기야 극단적인 최후의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물론 편의점 업체들은 동일 브랜드 기준으로 도보거리 250m 이내의 경우 신규 가맹점이나 직영점을 개설하지 않는다는 '영업지역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1000가구 이상의 아파트단지, 지형지물 등의 예외조항을 두고 있어 사실상 무용지물인 실정이다.

게다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편의점 출점으로 국내 편의점 당 인구수는 2011년 2300명에서 지난해 2050명으로 감소, 점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2015년에만 전국에 2400개의 편의점 새로 문 열어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1~2인 가구 증가와 소량 구매 패턴 확산 등으로 불황 속에서도 '나홀로 성장'하고 있지만 가맹점은 예외"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전국에 2400여개 편의점이 새로 문을 열 정도로 편의점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져 편의점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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