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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나리의 TV프리즘] '인생 2막' 오정연에 드리운 서장훈 그림자

입력 : 2016-01-08 14:33:51 수정 : 2016-01-08 14:4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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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연은 여러 모로 제2의 인생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12년 3월 전 농구선수 서장훈과의 이혼으로 세간의 관심을 모은 오정연은 지난해 2월 프리랜서 선언 후 아나운서 타이틀을 떼고 방송인으로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아직 오정연은 방송인으로 완벽히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오정연이 진행을 맡은 프로그램은 종합편성채널 MBN '엄지의 제왕'이 유일하다. 이혼한 지 수년이 흘렀지만 전 남편 서장훈의 그림자를 걷어내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와닿고 있다.

오정연은 KBS에서 밝고 통통 튀는 진행으로 사랑받으며 KBS 간판 아나운서로 인정받았다. 프리 선언 후 공영방송 KBS 아나운서의 옷을 벗을 오정연은 기존에 보여주지 못한 다양한 모습을 꺼내보였다.

아나운서 재직시절 재벌가의 청혼을 제의받았다는 고백부터 스페인 여행 중 누드 비치에서 상의를 탈의하고 활개치고 다녔다는 회상까지 파격적이고 스스럼없는 자기 공개는 놀라움을 안겼다.
 
오정연의 솔직한 면모는 이혼한 서장훈에 대해 속마음을 거리낌없이 털어놓는 것에서도 드러났다.
오정연은 지난 7일 방송된 JTBC '헌집 줄게 새집 다오'에 출연해 혼자 쓰기엔 다소 큰 책상에 대해 "솔로 시절이 아닐 때 썼던 책상이다. 버릴 순 없었다"고 말해 서장훈과의 결혼생활을 상기시켰다. 

앞서 오정연은 한 방송에서 "서장훈이 주로 사용하던 '그게 아니라'가 유행어가 될 지 몰랐다. 살면서 그 말 때문에 답답하기도 했다"고 결혼생활을 언급해 시선을 끌기도 했다.  


특히 선수 은퇴 후 방송인으로 전향한 서장훈의 예능 활동이 부각되는 동안 오정연과의 이혼 사실은 여러 차례 짖궂은 놀림거리로 입에 올려졌다. 오정연과 서장훈은 지난달 30일 '2015 SBS 연예대상'에서 대면해 시선을 끌었다. 당시 서장훈은 "마음 편해요?"라고 오정연을 의식한 김구라의 질문에 "굉장히 난감하고 불편하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지난달 21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서는 서장훈이 출연한 가운데 오정연과 대학시절 같은 동아리 소속이었던 이하늬에게 "오정연과 대학 선후배 사이로 스키 동아리 출신이다"라는 질문이 던져져 난감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방송인이자 예능인의 숙명인 화제성을 위해 이혼의 아픔을 뒤로하고 공개적으로 전 남편과 함께 자신을 내보여야하는 오정연의 곤란한 처지도 일면 이해된다. 어떤 연유에서건 끊임없이 서장훈과 엮이는 동안 고착되는 이미지는 오정연에게 득보다 독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혼 뒤에도 친구처럼 교류하는 일이 이상할 것은 없다. 하지만 아무리 이혼에 대한 한국인의 시선이 관대해졌다 한들 방송 때마다 이혼 사실을 상기시키는 일이 당사자인 오정연에게 유쾌할 리 없다. 전 남편 서장훈과 연관지어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 방송인 행보 면에서도 유익해 보이지 않는다. 방송인으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하지 못한 상태에서 서장훈과의 이혼사실이 먼저 떠올려지는 것은 오정연에 대한 선입견을 낳을 수 있는 까닭이다. 

MBC를 떠나 MBN에서 '뉴스8' 첫 여성 단독앵커로 활약 중인 김주하는 이혼소송 중에도 사적인 이슈에 흔들리지 않았다. 이는 앵커로서 독보적인 커리어를 구축했기에 가능했다. 김주하는 이혼 등 사생활로 뉴스에 오르내리면서도 앵커로서 시청자에 각인됐다.
 
예능MC가 타깃인 오정연은 김주하와 활동영역 자체를 달리하지만, 사생활과 커리어 관리 측면에서 김주하 사례는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오정연은 가십성 이혼 이슈가 아닌 방송MC로서 경쟁력과 자질을 보여줘야한다. 이혼과 서장훈 이미지를 떨치는 것은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사진=한윤종 기자 hyj0709@,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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