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사진) 미국 국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의 통화에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강경 대응방침을 설명하고 중국의 협조를 당부했다.
케리 장관은 이 통화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과 관련해 중국의 대북 접근법이 실패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새로운 대북정책을 추진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
케리 장관은 이어 “미국의 중국에 대한 존중 방식과 달리 중국의 기존 대북 접근법은 사실상 실패했다”며 미국의 이런 인식을 왕 부장에게 분명하게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방식은 작동하지 않았고, 미국은 평소처럼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대응할 수는 없다’는 뜻을 전했다는 것이다.
왕 부장도 미국의 이런 입장을 받아들이고 공통의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평가를 바탕으로 양국 외교장관은 앞으로 추진할 방안을 논의했다. 케리 장관은 “우리는 북한에 대해 평소처럼 대응할 수는 없다는 점과 더불어 북한의 핵실험을 둘러싼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일 오전 10시30분 북한의 4차 핵실험이 실시되고 40분이 지난 뒤 찍힌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의 위성사진. 2009년과 2013년 핵실험 당시 사용됐던 북쪽 갱도 바깥 쪽에 핵실험도구와 관측 기구 등을 실어나르는 데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수레들이 놓여 있다. 38노스홈페이지 |
그는 “분명히 할 것은 우리가 지금까지 북한을 방치하고 관심을 두지 않은 적이 없다는 점이다. 단 하루도 그런 적이 없다”면서 “우리는 그동안 계속 (당사국들과) 회담을 가져왔고 지속적으로 협의해 왔다”고 강조했다.
케리 장관은 “북한의 이번 핵실험은 역내 안보에 대한 미국의 확고하고 지속적인 공약을 다시 한번 강조해 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음 주 미국과 필리핀 간의 대화를 시작으로 2016년 한 해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는 매우 활동적인 해가 될 것”이라며 “토니 블링큰 미 국무부 부장관이 조만간 아·태지역을 방문한다”고 공개했다.
그는 또 2월 중순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의 휴양지 서니랜즈에서 열릴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 정상을 초청해 열리는 회담에서도 북한 핵문제가 별도로 논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