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외부 인사 영입은 해당 인사의 당락만 주목받는 게 아니라 당 총선 전략의 단면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다.
새누리당은 10일 김태현 변호사, 배승희 변호사, 변환봉 변호사, 최진녕 변호사 등 법조계 출신 4명과 박상헌 공간과미디어연구소장, 전희경 자유경제원 사무총장 등 6명의 영입을 발표했다.
이들 가운데 52세인 박 소장을 제외한 5명은 30∼40대다. 이들이 '영입 1호' 인사라는 점은 새누리당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젊은 층의 표심 공략을 최우선시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김무성 대표도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영입 인사들을 소개하면서 "젊은 층 지지가 미약한 우리 새누리당으로선 백만 원군의 큰 힘"이라고 강조했다.
'젊음'을 강조하는 동시에 변호사 4명, 시민단체 활동가 1명, 교수 출신 1명 등으로 전문성에서도 뒤지지 않는다는 게 자체 평가다.
다만 이들이 대부분 케이블 TV 보도전문채널이나 종합편성채널의 시사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했다는 점에서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일부 인사는 이념적 성향이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김 대표는 "현실적으로 이름이 전혀 안 알려진 사람들이 나와서 선거를 할 수 있겠느냐"고 설명했다.
이들은 새누리당이 유리한 특정 지역의 출마를 보장받거나 비례대표 배정을 염두에 두지 않은 채 경선을 포함한 당헌·당규에 따른 공천 절차를 밟겠다고 밝혀 김 대표의 정치적 소신과도 부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새누리당보다 앞서 외부인사 영입에 시동을 건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운동권 출신에 '중국통 법률가'로 꼽히는 오기형 변호사 영입으로 '맞불'을 놨다.
더민주는 특히 운동권이나 시민단체 출신 영입에 의존하던 과거와 달리 당의 부족한 역량을 보강하기 위한 전문가 영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연령도 40∼60대로 안배했다.
실제로 이날까지 영입된 인사들은 치안(표창원), 벤처(김병관), 외교·안보(이수혁), 의료(김선현), 국제 통상(오기형) 등 전통적으로 여당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 분야의 전문가다.
진보 진영의 지지라는 '집토끼'에만 머무르지 않고 각계의 전문가 그룹을 전면에 포진해 중도·보수층까지 공략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오 변호사 입당 기자회견에서 "지속적으로 젊은 전문가를 많이 영입해서 우리 당을 더 젊은 정당으로 만들고 전문가 중심의 유능한 경제정당, 유능한 정책정당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여성 1호'로 영입된 김선현 교수가 '위안부 그림 무단사용' '논문 표절' 논란으로 입당을 철회하는 등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
안철수 신당은 지난 8일 호남 출신 고위직 인사 5명의 영입을 공개했지만, 이 중 3명이 안 의원의 '비리인사 배제 방침'에 들어맞지 않다는 논란에 휘말리면서 영입을 취소하는 시행착오를 겪었다.
야심 차게 발표한 첫 영입부터 삐걱거리면서 안 의원은 "의욕이 앞서다 보니 오류와 실수가 있었다. 보다 체계적인 검증 시스템을 갖추겠다"며 공개 사과했다.
안 의원 측은 외부인사 영입 실패를 교훈 삼아 인재영입위원회를 구성하고 더욱 엄격한 검증 기준을 적용할 계획이지만, 총선까지 촉박한 시간을 고려하면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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