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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보란듯… B-52 한반도 상공서 무력시위

입력 : 2016-01-10 18:56:03 수정 : 2016-01-10 21:4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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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폭탄 탑재 미 전략폭격기… 어제 북 지휘부 가상폭격
대북확성기 이어 2단계 조치… 김정은 “핵은 자위 조치”
한·미 양국이 10일 미국의 전략자산인 B-52 장거리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전개했다. 이는 지난 6일 북한 4차 핵실험 이후 나흘 만이며, 7일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이은 2단계 군사 조치다. B-52는 미국이 동맹국에 제공하는 3대 ‘핵우산’ 전력 중 하나로, 핵탄두를 장착한 순항미사일을 이용해 3000㎞ 떨어진 거리에서도 북한의 지휘부 시설을 초토화할 수 있는 가공할 무기다.

한·미 양국은 이날 B-52 장거리 폭격기 1대가 괌 앤더슨 미 공군기지에서 한반도 상공으로 전개했다고 동시에 발표했다.

미 3대 ‘핵우산’ 떴다 미국의 핵심 전략자산인 B-52 장거리 전략폭격기(맨앞)가 북한의 4차 핵실험 나흘 만인 10일 한반도 상공에서 우리 공군 F-15K, 주한 미 공군 F-16 전투기의 호위를 받으며 북한 도발에 대응한 확장억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공군 제공
B-52는 이날 오전 6시쯤 앤더슨 기지를 이륙해 동해와 서해에서 1시간 이상 임무를 수행한 뒤 정오 무렵 우리 공군 F-15K 2대와 주한 미공군 F-16 2대의 호위를 받으며 오산기지 상공을 저공비행으로 지나갔다.

군 관계자는 “이날 한반도에 전개한 B-52는 북한군 지휘시설 등 표적에 대한 가상폭격을 감행하고 괌으로 돌아갔다”며 “북한의 4차 핵실험 나흘 만에 미 전략무기가 한반도에 조기 출격한 것은 그만큼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한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가장 최근 B-52를 한반도에 전개한 것은 2013년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3월 19일과 25일 두 차례 있었다. 당시와 비교해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고 할 수 있다. 당시에는 B-52 외에도 B-2(스피릿) 스텔스 폭격기, 샤이엔 핵잠수함(USS Cheyenne), F-22 랩터 등 북한이 두려워하는 각종 전략자산이 총동원됐다.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은 9일(현지시간) B-52의 한반도 전개와 관련해 “동맹인 한국과 일본에 대한 우리의 철통방위 공약과 미 본토에 대한 방어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고,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은 “오늘 비행은 한·미동맹의 힘과 역량을 보여준다. 한·미 간 긴밀한 군사협력으로 우리의 안정 및 안보를 위협하는 적에게 언제든지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미 전략자산의 추가 전개가 예상되는 발언이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는 “한·미는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보복 및 무력시위 차원에서 단계별 군사적 조치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사흘째인 10일 북한군의 도발 임박 징후는 감지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시설이 있는 최전방 포병부대에 무기와 병력을 증강하며 남측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새해에 즈음하여 인민무력부를 방문해 ‘노동당 제7차 대회가 열리는 새해 벽두에 우리가 단행한 수소탄 시험은 미제와 제국주의자들의 핵전쟁 위험으로부터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의 생존권을 철저히 수호하기 위한 자위적 조치’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북한 매체가 김 제1위원장 발언을 외부에 공개한 것은 4차 핵실험 이후 처음이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김민서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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