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계속된 저유가로 내수 촉진과 원가절감 등의 긍정적 영향을 기대했던 기업들은 최근의 ‘초저유가’에 화들짝 놀란 분위기다. 김창대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계속된 유가 하락이 우리 경제에 플러스요인이 되지 않겠나 했는데 그러지 않았고, 추가로 올해도 더 떨어지면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지금의 하락세는 글로벌 경기 위축에 따른 수요 부족으로 인한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이 상태가 계속되면 가장 먼저 건설업계가 초저유가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저유가 기조에 지난해 우리 건설업계는 해외 수주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우리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461억달러로 집계됐다. 해외건설은 2010년 이후 매년 500억달러 이상의 수주를 기록했으나, 지난해엔 전년 대비 70% 수준의 실적에 머물렀다.
석유화학산업도 유가 하락에 따른 후폭풍을 피해가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유가가 떨어지면 원료 수입가격 하락으로 생산비용 감소 효과가 존재하나, 판매가격도 낮아지면서 석유화학업계의 수익성이 나빠진다. 정유업계도 원유가 대비 제품수출가격 하락폭이 크게 나타나면서 채산성이 떨어진다. 실제로 2014년 3분기 원유도입단가 하락폭에 비해 제품 수출단가는 3배 이상 더 하락해 채산성이 24%나 떨어진 바 있다. 자동차업계는 아직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저유가로 자동차 판매가 늘 수 있지만 우리의 주력 수출국 등의 성장세가 둔화하며 판매부진을 동반할 수 있어서다. 현대차그룹이 올해 생산·판매 목표를 지난해 목표보다 7만대 낮춰 813만대로 정한 이유다. 현대차가 목표치를 하향 조정한 것은 2000년 그룹 출범 이후 처음이다. 삼성과 LG그룹 등의 움직임도 비슷하다. 삼성은 저유가 체제가 주력인 전자부문에 직접적인 여파를 몰고 오지는 않지만 상황이 지속하면 글로벌 수요처에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LG그룹은 저유가로 인한 저성장 시대에 주력인 전자·화학부문이 산업구조상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대응 전략을 짜는 데 고심하고 있다.
나기천·이우중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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