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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 느끼게 하고 협동·희생정신 배우게 하라”

입력 : 2016-01-13 19:37:48 수정 : 2016-01-13 19:3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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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초등학교 “어린이들에게 축구에 흥미를 느끼도록 하고, 기본기를 열심히 가르친다. 무엇보다도 축구의 기본인 협동·희생정신을 배우는 게 중요하다.”

유소년 축구의 강호인 서울 신정초등학교(서울 강서구 화곡2동) 함상헌(45) 감독은 초등학생들에게 학년별로 축구를 지도하는 게 다르지만 늘 협동·희생정신을 강조한다.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축구선수로서 클럽팀이나 국가대표로 성장하면 더 없이 좋지만 중도에 축구를 그만두더라도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기본인 인내심과 협동심이 꼭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16년 전 창단 때부터 이 학교에서 축구를 지도해 오고 있는 함 감독은 “축구도 축구이지만 인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유소년 축구의 강호인 서울 신정초등학교 축구부 어린이들이 교내 운동장에서 나무막대 사이로 드리블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이재문기자
저학년인 1∼2학년 어린이들에게는 신체의 밸런스를 잡아 주는 운동에 치중하고, 3∼5학년의 경우 축구 기술을 잘 받아들이는 스폰지 같은 연령대인 만큼 드리블이나 페인팅, 패스능력 등 축구의 기본기술을 가르친다. 6학년에게는 경기 운영능력을 지도한다. 주중 이틀은 학교에서, 사흘간은 강서구 화곡동의 우장산체육공원에서 훈련을 한다. 물론 주말에는 훈련이 없다.

신정초등학교는 유소년 축구에서 강호로 군림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 끝난 유소년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15경기를 치르는 동안 90득점에 무실점이라는 금자탑을 쌓으며 정상을 포옹했다. 왕중왕전은 초등학교 및 유소년 클럽 386개팀이 출전해 64강전부터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치러지는 학원 축구에서 최고 권위의 대회이다. 신정초등학교는 지난해까지 8번 치러진 왕중왕전에서 무려 4번이나 정상을 제패했다. 중고등·대학부에서도 아직까지 2회 우승한 경우는 아무도 없다.

함 감독이 이 학교에 부임해서 처음 3년 동안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어린이들과의 소통 부족을 느낀 함 감독은 눈높이를 낮춰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소통을 많이 한 결과 좋은 팀으로 변모시켰다. 이 학교는 상하급생 간에 우애가 돈독하는 등 팀 분위기가 매우 좋은 편이다. 이런 분위기가 그라운드에서는 조직력으로 나타난다는 게 함 감독의 설명이다.

함 감독은 어린이들에게 열정을 가질 것을 최우선으로 강조한다. “열정이 없으면 축구를 배워도 발전이 없고, 나중에 성장해서도 축구를 결코 즐길 수 없다. 이런 열정은 비록 축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고 세상 모든 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함 감독은 1990년대 프로축구에서 활약한 유명한 공격수 출신이다. 프로축구 안양 LG(현 FC 서울) 등에서 10년간 선수생활을 하다 3번의 무릎 수술 끝에 일찌감치 은퇴의 길을 택했다. 어린 선수들에게 보다 체계적으로 가르치기 위해 지난해에는 한국체육대학에서 스포츠 코칭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학구파이기도 하다.

한때 태극마크를 달았던 이승렬(26·전북 현대), 성남FC의 미드필더 정선호(26), 스웨덴 1부리그 유르고르덴 IF에서 활약 중인 문선민(23) 등 많은 스타들도 함 감독의 제자들이다.

자신도 어려서 축구를 할 때 주변의 도움을 받으며 선수생활을 했다는 함 감독은 축구에 재능이 있으면서도 월 회비가 없어 축구를 그만둬야 할 형편에 놓인 선수들을 가르쳐 재목으로 만들 때가 가장 보람 있다고 말한다.

박병헌 선임기자 bonanza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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