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담화] "진실한 사람 선택, 국민에 희망 주는 국회 돼야"

진실한 사람? 국민·나라 걱정하는 사람…20대 국회는 최소한 19대보다 나아야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신년회견에서 “4·13 총선에서 진실한 사람을 선택해 달라”고 말한 것에 대해 “진실한 사람은 진정으로 국민을 생각하고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그런 사람들이 국회에 들어가야 국회가 제대로 국민을 위해 작동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적어도 20대 국회는 최소한 19대 국회보다는 나아야 한다”며 “20대 국회는 사리사욕과 당리당략을 버리고 오로지 국민을 보고 국가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정말 나라 발전을 뒷받침해주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그런 국회가 꼭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13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TV를 통해 지켜보고 있다.
남제현 기자

◆“당의 정책이 국정 뒷받침 실현”

박 대통령은 바람직한 당·청 관계와 관련해 “당과 청은 두 개의 수레바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당의 정책이 국정에 반영되도록 힘쓰고 당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적극 뒷받침해 실현되도록 해야 한다. 그 결과를 공동 책임지는 것”이란 설명이다. 박 대통령은“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당이 생각하는 것을 계속 듣고 있다”며 “(당과 청이 싸우느라) 정책은 어떻게 실현이 되거나 말거나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분명히 했다. 국회법 개정안 사태를 야기한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등 주요 당직자들이 13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발표를 TV를 통해 지켜보고 있다.
이재문 기자

◆“국회의장, 쟁점법안 직권상정해야”

박 대통령은 서비스산업발전법 등 쟁점법안 처리와 관련해 “국회까지 찾아가서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누누이 설명하고 또 야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설명하고 했는데 통과시켜 주지 않고 있다”고 정치권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의화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법안들은 여야 문제가 아니고, 이념 문제도 아니고, 우리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늘리는 민생 법안”이라며 “이런 중요한 법안들이 직권상정으로밖에는 어떻게 할 수 없다고 논의되는 상황이다. 그래서 국회의장께서도 국민과 국가를 생각해 판단해 주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새누리당에 복귀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13일 국회 새누리당대표실에서 김무성대표와 환담을 나눈 뒤 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이재문기자

◆“선진화법 당리당략 악용돼”

박 대통령은 국회선진화법에 대해 “국회를 바로잡아서 대화와 타협으로 국회를 운영하기 위한 취지였는데, 좋은 취지를 살려도 모자랄 판에 정쟁을 가중시키고 입법 기능마저 마비를 시키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정치권의 선진화법 악용도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그때는 동물국회, 지금은 식물국회”라며 “선진화법을 소화할 능력이 안 되는 상황이다. 당리당략을 위해 악용하는 정치권이 바뀌지 않는 한 어떤 법도 소용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이재문기자

◆“야권 분열, 국민이 판단할 것”

박 대통령은 야권 분열에 대해 “항상 선거를 목전에 두고 정당이 이합집산하는 일들이 반복돼 왔다”며 “4년 동안 제대로 일하지 않다가 국민 심판을 회피하려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국민을 위한 진실한 마음에서 하는 것인지는 국민들이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요한 것은 그렇게 (이합집산)하는 목적이 무엇인가라고 생각한다”며 “그것(목적)에 맞춰서 관계가 정립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기문 지지율 국민께 물어봐야”

박 대통령은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1위인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 대해 “국제사회에서 여러 나라 지도자를 만나도 반 총장이 성실하게 유엔 사무총장직을 수행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더라”고 긍정 평가를 내놨다. 반 총장의 높은 지지율에 관련해선 “왜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지 저는 모르고, 그것은 국민께 여론조사를 해서 ‘왜 찬성하십니까’ 물어봐야 그게 제일 정확할 것 같다”고 즉답을 피했다.

◆“의논한 적 없는 개헌은 블랙홀”

박 대통령은 개헌론과 관련해 “(개헌 논의가) 의논한 적도 없는 개인적 생각을 이야기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우리 상황이 블랙홀같이 모든 것을 빨아들여도 상관없는 정도로 여유 있는 상황이냐”고 반문했다. “(경제가) 발목 잡히고 나라가 한 치 앞이 어찌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개헌을 말하는 건 입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남상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