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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로또 당첨돼도 인생역전 어렵다는데…

입력 : 2016-01-21 05:00:00 수정 : 2016-01-21 09: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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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의 커져가는 계층 상승에 대한 욕망과 달리, 한국사회에서 이를 실현한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 돼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른바 '인생역전'이라는 말은 서민들의 귀를 솔깃하게 하기에 충분해 보이는데요. 이는 수많은 사람들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복권을 구입하는 이유일 것입니다. 특히, 한국도 초저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월급을 한 두 푼 모아 저금하는 방식으로는 '부(富)'를 축적하는 것이 어려워지다 보니 복권에 대한 기대심리가 커져가는 듯합니다. 그러나 로또에 당첨되어도 인생이 역전될 것이라는 인식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인데요. 로또 당첨금으로도 인생역전은 어렵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로또로도 바꿀 수 없는 현실, 그러나 여기에 작은 희망을 걸어야 하는 것은 녹록하지 않은 삶을 반영하는 듯 해 씁쓸함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로또를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로또 당첨으로도 인생역전은 사실상 어렵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나눔로또'와 '연금복권'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사람들은 당첨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어 로또와 복권을 지속적으로 구입하고 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복권 구입하지만…

나눔로또와 연금복권의 소비자 인지율은 각각 93.5%, 86.4%로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실제 구입은 연금복권보다는 당첨금액이 더 큰 나눔로또가 훨씬 많이 이뤄지고 있다. 전체 76.1%가 올해 나눔로또를 구매한 경험이 있는 반면, 연금복권의 구매경험은 37.2%로 비교적 낮은 편이었다.

복권 구입의 가장 큰 이유는 '혹시나' 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나눔로또와 연금복권 구입자 모두 구매 이유로 혹시나 하는 생각에 구입을 했다는 응답을 가장 많이 한 것이다.

물론 나눔로또와 연금복권 모두 당첨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는 사람들을 찾기는 어려웠다.

나눔로또의 경우 당첨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전체의 11.9%에 불과했다. 그에 비해 61%가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지어 말하고 있어, 일확천금에 당첨될 확률을 대체로 낮게 바라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연금복권의 경우 나눔로또보다는 당첨될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는 의견이 낮을 것 같다는 의견보다는 좀 더 우위에 있었다.

복권 당첨 가능성이 낮다는 인식에도 불구, 여전히 적지 않은 사람들이 향후에도 복권을 구입할 것으로 조사됐다.

◆당첨 발표 기다리는 시간이 '삶의 활력소'가 된다

재구입의향을 묻는 질문에 나눔로또는 전체 59.9%가, 연금복권은 전체 34.1%가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구매경험자의 재구매의향이 비경험자의 구매의향보다 훨씬 높았다. 나눔로또는 여성(54.4%)보다 남성(65.4%)의 구매의향이 좀 더 높은 반면, 연금복권은 남성(31.6%)보다 여성(36.6%)의 구매의향이 높은 특징도 나타났다.

‘나눔로또’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평가 결과, 로또 당첨이 인생역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절반 정도가 로또 당첨으로 인생역전이 가능하다고 바라봤는데, 2012년(58.6%)과 2014년(54.3%) 같은 조사와 비교해 보면 그런 기대감이 감소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로또에 당첨되어도 그 금액이 현재의 삶을 극적으로 변화시키기엔 역부족일 것이라는 시각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실제 로또에 당첨된다고 해도 인생역전을 기대하긴 어려운 세상이라는 의견에 동의하는 응답자가 비동의 응답자보다 더 많았다.

물론 로또가 심리적인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는 점은 간과할 수는 없을 듯 보였다. 전체 2명 중 1명이 로또가 심리적인 위안을 줄 수 있다는 데 동의하는 것으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발표를 기다리는 일주일의 시간이 삶에 활력을 줄 수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 했다.

◆로또 당첨, 예측할 수 없는 '신(神)'의 영역?

전체 10명 중 6명은 로또가 합법적인 도박이며, 당첨은 예측할 수 없는 신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만큼 당첨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인식을 잘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에 비해 로또가 ▲투자의 한 방식이고(27.1%) ▲당첨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며(29.7%) ▲나름의 비결이 있기 마련(21.7%)이라고 바라보는 시각은 적었으며, 계속하다 보면 당첨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견(25.1%)과 로또를 산다면 당첨이 잘 되는 명당에서 사는 것이 낫다는 의견(31%)도 적은 편이었다.

이렇게 대체로 로또를 이뤄지기 어려운 꿈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강했지만, 그렇다고 로또 구매자들을 마냥 부정적으로만 바라보지도 않는 양상이었다. 로또 구매자들은 허황된 꿈을 좇는 사람들이라는 의견에 동의하는 의견은 36.2%에 머물렀다.

복권에 당첨될 상황을 전제로 당첨 사실여부를 공유할 대상을 묻는 질문엔 ▲복권의 종류에 상관없이 가족 전체에게 알릴 것이라는 의견 ▲배우자에게만 알릴 것이라는 의견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모두 비슷하게 나타났다. 당첨금의 사용처로는 주택마련, 저축, 빚 청산 등을 꼽았다.

◆"복권 당첨돼도 지인들에게 숨길 거에요"

한편 나눔로또 구입자들의 1회 구입시 평균 지출금액은 주로 5000원 또는 5000원 미만의 소액이었다. 나눔로또를 가장 많이 구입하는 날은 금요일과 토요일이었으며, 특별히 요일을 고려하지 않고 구입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구입빈도를 보면 생각날 때마다 한번씩 구입한다는 응답(27.3%)이 가장 많았고 ▲주 1회(20.4%) ▲월 2~3회(15.9%) ▲월 1회(15.1%) 순이었다.

주 1회 이상 구입하는 경우도 8.5%였다. 구입장소로는 로또 전문 판매점(59%·중복응답)을 가장 많이 이용했으며, 편의점(42.3%)과 근처 마트나 슈퍼(31.8%)에서 구입했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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