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쇼핑 지난해 거래액 48조…매출 44조 그친 대형마트 제쳐/ 위기의 마트, 온라인 강화에 총력
주부 김송이(32)씨는 화장지, 분유, 샴푸, 비누 등 웬만한 생활용품은 온라인쇼핑으로 구매한다. 마트와 같은 제품인데도 가격이 저렴하고 집으로 배송까지 해주니 ‘1석2조’인 셈이다. 김씨는 “백화점과 마트에 가면 충동구매를 하지만 온라인 구매는 가격이 착한 데다 필요한 제품만 사게 돼 생활비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쇼핑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일부 생활필수품 시장에서는 대형마트 매출을 위협하고 있다.
25일 통계청과 유통업계에 따르면 작년 1∼11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48조6202억원으로 전년 동기 40조6694억원보다 19.55 증가했다. 대형마트 판매액은 같은 기간 43조3515억원에서 44조3475억원으로 2.30 느는 데 그쳤다. 올해 1월 판매액은 온라인쇼핑이 4조4200억원 규모로 대형마트(4조316억원)보다 앞섰다. 온라인쇼핑의 증가세는 음식료품(34.84), 화장품(31.46), 생활·자동차용품(29.77)에서 두드러졌다.
반면 대형마트는 고전하고 있다. 지난해 대형마트 비식품 부문 전년 대비 월별 매출 증감률 평균치는 -4.3였다. 식품은 평균 0.8 증가에 그쳤다. 생수, 세제 등 생활필수품은 매장별로 상품이 거의 같지만 들고 오기에 무거운 게 온라인 쇼핑으로 몰리는 이유다. 최근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생필품과 육아용품, 애견용품 등을 전략적으로 저가에 내놓고 있다. 이윤을 줄이는 대신 일종의 ‘미끼상품’ 격인 특가 상품으로 고객을 모아 시장지배력을 키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질세라 대형마트도 전사적으로 온라인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동시에 제품차별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6월 업계 최초로 경기도 용인시 보정에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연 이마트는 2020년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6개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도 다음달 경기도 김포에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열 계획이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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