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그라운드의 이점을 안고 있는 카타르와의 4강전이 리우행에 운명의 한판인 셈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은 비교적 약체로 평가되던 요르단과의 8강전에서 후반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이를 보약으로 삼아 카타르를 눕히고 올림픽 티켓을 확정하겠다는 각오다.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25일 카타르와의 4강전을 앞두고 카타르 도하의 카타르 축구협회 훈련장에서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도하=연합뉴스 |
2014년 AFC 19세 이하(U-19)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카타르는 롤 모델을 삼은 스페인 축구의 영향을 받아 개인기가 뛰어나고 짧은 패스를 앞세운 세밀한 축구를 하고 있다. 주장을 맡고 있는 왼쪽 풀백인 아브델카림 하산(22·알사드)과 이집트 혈통의 공격수 아흐메드 알라엘딘(22·알라얀), 북한과의 8강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왼쪽 공격수 아크람 한산 아피프(20) 등이 요주의 인물로 꼽히고 있다.
신 감독은 카타르전을 마지막 전쟁으로 여기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신 감독의 필승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신 감독은 카타르전에 대한 필승 해법으로 세트피스와 높이 싸움을 제시했다. 올림픽 대표팀은 25일 훈련에서 세트피스에 집중했다. 카타르가 북한과의 8강전에서 연장 승부까지 간 것도 후반 추가시간 때 프리킥 상황에서 서경진에게 동점골을 내줬기 때문이다.
카타르의 신장이 작은 것도 약점이다. 아브델카림 하산을 제외하고는 장신 수비수가 없기 때문에 신 감독은 높이 싸움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대표팀 공격수 가운데 김현(제주 유나이티드)은 190㎝로 최장신이고, 진성욱(인천)은 183㎝이다. 요르단전에서 오른쪽 발목을 다친 황희찬(20·잘츠부르크 레드불)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인대에는 아무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운명의 카타르전이 열리는 날이 생일인 황희찬이 4강전에 출전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한국 올림픽 대표팀은 역대 전적에서 카타르에 5무1패로 열세를 보이고 있다.
신 감독은 “요르단과의 8강전이 고비였지만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에게 보약이 됐다. 선수들을 안정시키고 수비불안을 해소해 멋진 승부를 연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병헌 선임기자 bonanza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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