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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현대차 빠지면… 한국 'R&D 성적' 초라

입력 : 2016-01-27 18:51:02 수정 : 2016-01-27 21:3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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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국가 혁신역량] (하) 글로벌 기업 연구개발 경쟁
유럽집행위원회는 2004년부터 ‘EU R&D 스코어보드’라는 세계 기업 연구개발활동을 매년 조사해 발표한다. 글로벌 혁신의 흐름을 파악하고 EU 회원국의 연구개발활동을 독려, EU의 대외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혁신 주체인 정부·공공기관, 대학, 기업의 연구개발 활동이 모두 중요하지만 실물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에선 기업 연구개발활동이 제일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세계일보가 최근 3년간 EU R&D 스코어보드를 분석한 결과 미·중 강세속에 우리나라와 일본은 연구개발 선두권 기업의 활동이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개발 투자규모 면에서 세계 상위 1000위권에 들어가는 국내 기업 숫자가 2012년 25곳에서 2014년 22곳으로 3곳 줄어든 것이다. 연구개발 투자 상위 국내 기업은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기아자동차, 삼성전기, 한국전력, 포스코, 현대모비스, KT, SK텔레콤, 현대중공업, SK, 한화테크윈, 한라공조, 한국타이어, SK이노베이션, 삼성물산, 한미약품, 한화, 효성, LS산전 순이다.

글로벌 연구개발 투자경쟁의 선두권에서 이탈한 국내 기업 숫자는 8곳이다. 삼성디스플레이, NC소프트, 제일모직, 동아제약, 대우조선해양, 팬택, 수협, KCC 등이다. 대체로 업종 환경 변화, 경영악화 등의 사유로 연구개발 투자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빈자리에는 한라공조, 한국타이어, LS산전, ㈜한화 등이 글로벌 연구개발 선두기업으로 진입했다. 신약 개발 신화를 만든 한미약품도 772위로 자리매김했다.

2012년부터 1000위권을 유지한 기업 중에서도 부침은 뚜렷하다. 삼성전자만이 독일 폴크스바겐의 뒤를 잇는 세계 2위 자리를 그대로 유지했을 뿐 다른 기업은 순위가 오르내렸다. 대체로 상승한 기업이 많았지만 7곳은 연구개발 투자 순위가 하락했다. 상승폭이 가장 큰 기업은 2014년 250위로 무려 227단계나 상승한 삼성전기였으며 현대모비스도 276위로 76단계 상승했다. 삼성물산, 현대중공업, SK하이닉스·SK텔레콤, 현대·기아자동차 등도 상승폭이 컸다.

반면 한국전력·KT는 3단계, 포스코·한화테크윈은 27단계, 효성은 61단계 하락했으며 SK이노베이션은 무려 76단계나 연구개발 투자 순위에서 밀려났다.

글로벌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 경쟁에서 중국의 약진은 눈부시다. 연구개발 상위권에 포함된 기업 숫자가 2014년 34개나 늘어나며 총 80개로 세계 3위를 차지했을 뿐 아니라 2014년 기준 R&D 투자액도 전년대비 2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상위권 1000대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액은 2014년에 전년대비 15.3% 증가했는데 우리나라 역시 20.2% 늘어났다. 하지만 주로 삼성·LG·현대차그룹의 투자 확대에 따른 것이어서 이를 제하면 고작 0.18% 늘었다. 특히 삼성전자의 2014년 연구개발 투자액은 121억8700만유로(15조9399억원)로 LG전자 25억9700만유로(3조3967억원), 현대자동차 14억3100만유로(1조8717억원), SK하이닉스 11억9200만유로(1조5590억원)를 압도했다. 세계 1위인 독일 폴크스바겐은 131억2000만유로(17조1602억원)를 투자했다. 삼성전자 다음은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노바티스, 구글, 로슈, 존슨앤존슨, 도요타, 화이자 순으로 10위권을 채웠다. 중국 최대 연구개발 기업은 화웨이로서 15위를 차지했다. 연구개발비 총액에서 각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 38.7%, 일본 14.3%, 독일 10.9% 순이다. 중국은 5.2%로 4.0%인 우리나라를 처음 추월했다.

박성준·이우중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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