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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우리네 미생들 월급 더 줄이라고?"

입력 : 2016-02-20 05:00:00 수정 : 2016-02-19 15:4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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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대기업 정규직 대졸 신입사원의 평균 초임(연봉)은 약 4000만원이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약 39% 높다는 분석인데요. 문제는 이같은 임금이 높은 생산성의 결과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20년 전만 해도 중소기업 평균임금은 대기업의 80% 수준에 육박했지만, 지금은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는데요. 점점 더 대기업에는 지원자가 몰리고, 중소기업은 기피 대상이 되고 있는 게 우리네 현실입니다. 취업준비생들은 수백대 1이 넘는 높은 경쟁률에도 대기업 정규직만 고집하고 있는데요. 임금과 복지 등의 측면에서 밀리는 중소기업을 외면하는 것입니다.
#. 취업준비생 김모(29)씨는 지난해 2월 대학을 졸업한 뒤 1년째 이른바 '백수 신세'다. 대기업 정규직 위주로 입사지원을 하고 있지만, 번번이 낙방했기 때문. 김씨는 "중소기업에 다니는 친구들은 보통 월 150만원을 받는데, 이 수준으로는 제대로 된 생활을 꾸려나가기 어렵다"며 "시간이 걸려도 연봉이 높고 복지혜택이 좋은 대기업에 취직하고 싶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신입사원 초임 차이는 약 1500만원이었다.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편차는 더욱 심해졌다.

지난해 대기업에 정규직으로 취업한 대졸 신입사원의 초임 연봉은 평균 4075만원(상여금 포함)이었다. 같은 대졸자라도 영세기업 정규직의 초임은 대기업 정규직의 절반 수준이었다.

◆대기업-중소기업 대졸 신입 연봉差 약 1500만원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우리나라 대졸 초임 분석 결과' 자료에서 고용부의 고용형태별 근로실태 조사 원자료를 토대로 2015년 대졸 신입근로자 초임(임금총액 기준)을 추정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졸자 초임은 △대기업(300인 이상) △중소기업(300인 미만) △영세기업(5인 미만) 중 어디에 취업했는지와 정규직·기간제 여부에 따라 2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영세기업 정규직 대졸 초임은 대기업 정규직의 50.4%에 불과했다. 상여금을 포함한 대졸 초임 평균은 기업규모·고용형태별로 △대기업 정규직 4075만원 △중소기업 정규직 2532만원 △대기업 기간제 2450만원 △중소기업 기간제 2189만원 △영세기업 정규직 2055만원 △영세기업 기간제 1777만원이었다.

대기업 정규직 대졸 초임을 100%로 놓고 임금총액 격차를 살펴보면 △중소기업 정규직 62.1% △대기업 기간제 60.1% △중소기업 기간제 53.7% △영세기업 정규직 50.4% △영세기업 기간제 43.6% 순이었다.

◆대기업 정규직 4075만원 vs 영세기업 비정규직 1777만원

변동상여를 제외한 고정급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대기업 정규직 대졸 신입사원의 초임은 평균 3646만원으로 추정할 수 있다.

고정급 기준의 기업규모·고용형태별 대졸 초임 평균은 △대기업 정규직 3646만원 △중소기업 정규직 2433만원 △대기업 기간제 2358만원 △중소기업 기간제 2134만원 △영세기업 정규직 1988만원 △영세기업 기간제 1708만원이었다.

고정급 기준 지난해 영세기업 정규직 대졸의 초임은 대기업 정규직의 54.5% 수준이었다. 대기업 정규직 대졸 초임을 100%로 볼 때 △중소기업 정규직 66.7% △대기업 기간제는 64.7% △중소기업 기간제 58.5% △영세기업 정규직 54.5% △영세기업 기간제 46.9% 순이었다.

최근 10년새 중소기업과 대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임금격차는 더 벌어졌다.

한국노동연구원이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를 분석해 내놓은 '사업체 규모별 임금 및 근로조건 비교' 보고서를 보면, 2004년 8월을 기준으로 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각각 238만원, 142만3000원에서 10년 뒤인 2014년 8월에 각각 359만8000원, 204만원으로 늘었다.

◆청년층·고령자들이 주로 일하는 중소기업 임시직 처우 열악

월평균 상대임금 격차는 더 커졌다. 대기업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을 100원이라 할 경우 2004년에 중소기업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이 59.8원이었는데, 2014년에는 56.7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의 시간당 평균임금은 1만2311원, 7179원에서 2만397원, 1만1424원으로 상승한 반면 대기업 근로자 대비 중소기업 근로자의 시간당 상대임금은 58.3원에서 56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고용형태별로 보면 임금격차는 더 심하게 벌어졌다. 중소기업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의 상대임금 수준은 78.1원에서 68.4원으로, 대기업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의 상대임금 수준은 73.8원에서 66.1원으로 각각 하락했다.

대기업 정규직과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상대임금 수준도 41.6원에서 40.7원으로 낮아졌다. 청년층과 고령자가 많이 일하는 중소기업 임시직 일자리의 임금 수준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국내 노동시장은 사업체 규모에 따른 차별은 물론, 근로형태에 따른 차별까지 가중된 구조를 보이고 있다"며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해소하려는 정책적인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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