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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보는 한국 천주교사 최대 수난

입력 : 2016-02-23 20:54:06 수정 : 2016-02-23 20:5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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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인박해 150주년… 다양한 추모행사 잇따라
천주교 서울대교구(교구장 염수정 추기경)는 병인박해 150주년을 맞아 올 한 해 동안 기념미사, 순교자 현양대회, 학술심포지엄, 전시회 등 다양한 추모행사를 마련한다.

병인박해는 1866년 2월 23일 제4대 조선교구장 베르뇌 주교와 평신도 홍봉주가 체포되면서 시작됐으며, 한국 천주교 사상 최대 박해로 기록된다. 이날 베르뇌 주교는 복사 홍봉주와 함께 한양 인근 은신처에서 체포돼 광화문 육조거리 우포도청으로 압송됐으며, 포청은 이를 계기로 25일 정의배 회장을, 26일에는 브르트니에르 신부를, 27일에는 볼리외(경기도 지역 사목 담당) 신부와 도리(용인 손골 담당) 신부를 잇달아 잡아들였다. 이 박해로 8000~1만명의 순교자가 발생했다. 이는 당시 조선 땅 천주교 신자들의 절반에 육박하는 숫자였다.


서울대교구는 23일 염수정 추기경과 교구 주교단 공동 집전으로 개막미사를 봉헌하고, 금년을 ‘병인년 순교 150주년 기념의 해’로 선포한다.

개막미사는 이날 오후 2시를 기해 병인박해 관련 성지성당 세 곳과 교구 주교좌 성당에서 교구 주교단에 의해 일제히 봉헌된다. 주교좌 명동성당에서는 염 추기경과 조규만 주교가 개막미사를 집전하고,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를 관할하는 중림동 약현성당에서는 유경촌 주교, 새남터순교성지성당에서는 정순택 주교, 절두산순교성지에서는 손희송 주교가 각각 개막미사를 집전한다. 특히 ‘자비의 특별 희년’을 맞아 교구장이 특별히 ‘자비의 문’을 병인박해 관련 성지에 설정한 데 따라 이를 여는 예식이 이날 개막미사와 함께 거행된다.

서울대교구는 또 병인년 순교 150주년을 맞아 한국 천주교회가 순교자성월로 지내고 있는 오는 9월 1일 ‘명동, 종(鐘)이 있는 언덕’이 열릴 예정이다. 같은 달 25일에는 서울대교구 순교자 현양대회가 중림동 약현성당, 절두산, 새남터, 삼성산, 당고개 순교성지에서 동시에 개최된다. 이어 29일 오후 2~5시에는 ‘병인사옥, 병인양요, 병인박해’를 주제로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학술심포지엄이 진행된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 소재 천주교 순교성지 새남터 기념성당 전경. 한강변 백사장이었던 새남터는 조선시대 중죄인의 처형장으로 사용됐으며, 1801년 신유박해 때 중국인 신부 주문모(周文謨)가 이곳에서 처형당한 뒤로 1846년 병오박해 때는 김대건(金大建) 신부가 군문효수에 처해지는 등 주로 천주교신자들의 순교지가 됐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위원장 조규만 주교)는 매월 첫째주 화요일 오전 11시 명동성당 파밀리아 채플에서 순교자 현양 신심미사를, 매월 셋째주 화요일 오전 11시 명동성당 지하성당에서 시복시성 기원미사를 봉헌하며 지속적인 기도와 함께 순교자 현양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대교구 절두산순교성지(주임 정연정 신부)는 자비의 특별 희년과 병인박해 150주년을 맞아 특별전 ‘병인년 땅의 기억’을 21일부터 연말까지 절두산순교성지 내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에서 연다.

특별전은 △병인박해 이전 교회의 상황 △병인박해의 시작과 순교 △절두산과 병인박해 등 교회 안팎 흐름에 따라 배경과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1866년 2월 27일 베르뇌 주교가 관청에서 문초를 받고 있다.
그림=탁희성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교구장 베르뇌 주교의 교서와 사목 지침서, 목판으로 인쇄된 각종 신심 서적, 첨례표 등 다양한 교회 유물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주요 순교자들의 수난을 당시 사회상에 담아 그려낸 탁희성(1915~1992) 화백의 순교사화도 감상할 수 있다.

특별히 시복 추진 중인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 중 절두산에서 순교한 강요한, 김이뿐, 김진구, 김큰아기, 김한여, 박래호, 박성운, 원윤철, 유 마오로, 이기주, 이붕익, 이용래, 이의송 등 13위의 순교자화도 전시될 예정이다.

염 추기경은 “앞만 보고 달려가고 뒤를 돌아보지 못한다면 우리 자신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알지 못할 것”이라며 “150년 전 신앙인들에 비해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하는 우리의 신앙은 오히려 허약해지고 있는데, 이러한 때 가장 가난하고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신앙을 증거한 우리의 신앙 선조들을 기릴 수 있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성수 문화전문기자 tol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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