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린 미국 럿거스대학 등의 조사에서 1993년 이후 현재까지 해수면이 100년에 30cm 속도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80년 산업화 직전까지는 100년에 3∼4cm에 불과했고, 20세기 이전 2000년 동안에는 100년에 7cm를 넘은 적이 없었다. 그러나 1900년부터 2000년까지 해수면이 14cm나 높아졌다. 이 속도라면 2100년에는 지금보다 28∼131cm 정도 높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해수면은 1000년부터 1400년까지 약 3cm 올랐다가 1400∼1800년 소빙하기 때 다시 3cm 낮아졌지만, 화석연료 시대가 열린 1880년부터 2000년까지는 무려 20cm 가까이 상승했다.
지구는 빙하기와 해빙기의 순환을 겪고 있지만 최근의 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를 내뿜기 시작한 산업화 탓이 크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밥 코프 럿거스대 교수는 “20세기 이후 해수면 상승 속도가 빨라진 건 분명한 사실”이라며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수면 상승은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동부 지역은 해수 범람이 없는데도 해수면 상승으로 바닷물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지표면이 낮은 방글라데시의 경우 해수면 상승으로 바닷물이 민물에 섞여 물 부족 사태에 시달리고 있다. 독일 포츠담연구소는 “해수면이 45cm 이상 높아지면 폭풍우가 자주 몰아치고, 전 세계적으로 먹을 물이 부족해지는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슈테판 람슈토르프 포츠담대 교수는 “지구 온도가 올라갈수록 빙하는 더 빠른 속도로 녹아내린다”며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 방출량을 줄이지 않으면 100년 뒤에 해수면이 200cm 이상 오르는 재앙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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