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형규 여의도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와 김세원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2012년 국민건강영양평가 자료를 이용해 40세 이상 3천89명(남 1천291명, 여 1천798명)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기관지가 좁아지면서 숨이 차고, 가래·호흡 곤란·만성 기침 등이 나타나는 호흡기 질환이다.
특히 폐 기능이 50% 이상 떨어져야 본격적인 증상이 나타나며, 폐 기능이 30%밖에 남지 않으면 생존율이 1년밖에 되지 않아 암보다 무서운 질환으로 여겨진다.
증세가 심해지면 한 걸음만 옮겨도 숨이 차고, 15㎝ 앞 촛불도 끄기 힘들 정도로 숨을 쉬기 어렵다.
연구팀에 따르면 나이, 체질량 지수, 사회경제적 지표, 구강 건강 지표를 맞추더라도 남성 그룹의 잔존 자연치아 개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적었다.
연구팀은 폐 기능 검사결과에 따라 정상, 제한성, 폐쇄성 폐질환 그룹으로 구분했다. 총 잔존 자연치아 개수는 '사랑니'를 제외한 28개로 정의했다.
그 결과, 잔존 자연치아가 20개 이하인 남성은 모든 자연치아가 있는 다른 그룹에 비해 폐쇄성폐질환에 이미 걸렸을 가능성이 4.18배 높았다. 또 10개 이하면 4.74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에 반해 여성은 총 잔존 자연치아 개수와 폐쇄성폐질환의 별다른 연관성을 엿볼 수 없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질병관리본부 통계를 보면 2013년 우리나라 40세 이상 인구의 폐쇄성폐질환 유병률은 13.5%, 65세 이상은 31.5%이다. 흡연이 유병 원인 80~90%를 차지한다. 손상된 폐 기능은 다시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조기검진이 중요하다.
윤형규 교수는 "구강 건강이 좋지 않으면, 병원균이 쉽게 호흡기로 침투할 수 있다"며 "치주질환과 관계된 타액 내 효소들도 병원균 침투를 돕는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남성의 잔존 자연치아 개수와 폐쇄성폐질환 유의한 상관관계를 제시한 국내 첫 논문"이라며 "앞으로 잔존 자연치아 개수를 고려한 폐쇄성폐질환 진료에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만성폐쇄성폐질환 국제학술지(International Journal of COPD) 2015년 12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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