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억 쏟아부어… EPL 시장 압도
광저우·장쑤 등 1라운드 성적 초라
마르티네스·테세이라 이름값 못해 중국 프로축구 슈퍼리그 구단들은 겨울 이적시장 선수 영입에 무려 2억5890만유로(약 3500억원)를 쏟아부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축구 시장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1억7500만파운드·약 3000억원)를 압도하는 규모라 축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국내 축구팬들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를 통해 중국에서 뛰고 있는 대어급 선수들을 볼 수 있어 한껏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사정은 달랐다. 중국 슈퍼리그 팀들의 2016 ACL 첫 성적은 초라했다.
ACL 본선에 진출한 중국 슈퍼리그 팀(광저우 에버그란데, 장쑤 쑤닝, 산둥 루넝, 상하이 상강)은 23∼24일 열린 1라운드에서 1승2무1패를 기록했다. F조의 산둥만 승리를 챙겼다. 특히 광저우 에버그란데는 홈에서 포항을 맞아 득점 없이 비겼고 올 시즌 중국 팀 중 선수 영입에 가장 투자를 많이한 장쑤도 ACL 최약체로 꼽히는 빈즈엉(베트남)과 비겨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쑤도 5000만유로(약 670억원)를 들여 EPL 리버풀이 탐내던 알렉스 테세이라(브라질), 2500만파운드(426억원)를 써서 첼시에서 뛰던 하미레스를 데려오는 등 호화 선수단을 구성했지만 빈즈엉과의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겨 망신을 당했다. 후반 22분 빈즈엉의 공격수 한 명이 퇴장당했음에도 이기지 못했다.
뒤늦게 합류한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의 조직력 문제가 제기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외국인 선수의 능력을 중국 선수들이 받쳐주지 못하는 점도 있다. 김 위원은 “장쑤는 올 시즌부터 모기업이 바뀌면서 가장 적극적으로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지만 자국 선수들의 수준은 그에 많이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축구는 11명이 하는 경기인데 기량이 빼어난 선수가 들어와도 함께 융합할 선수들의 실력이 부족하면 성적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시간이 흘러도 팀에 적응하지 못할 수도 있다. 특히 선수들이 자신의 이름값만 믿고 뛰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김 위원은 “중국을 택한 선수들의 면면을 자세히 보면 테세이라를 빼곤 상승세를 타던 선수들이 아니다. 또 중국 선수들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외국인 선수들이 이타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융화되지 않으면 그 안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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