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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시간을 10시로 늦춰야 하는 과학적 근거들

입력 : 2016-02-26 17:30:00 수정 : 2016-02-26 14: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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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가 그나마 차선의 출근·등교 시간이다.” 

인간의 생체리듬을 연구한 과학자들의 한결같은 조언이다. ‘오전 8∼9시 출근, 오후 5∼6시 퇴근’은 인간의 생체리듬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타성적인 근무시간이라는 것이다. 물론 ‘올빼미족’과 ‘아침형 인간’이란 용어처럼 사람마다 생체리듬은 제각각이다. 현행 일반적 근무시간에 부합하는 생체리듬을 가진 직장인·학생은 20∼30%에 불과하다.

◆잠을 푹 못자면 업무 효율성 떨어져

생체리듬에 맞지 않은 근무나 학습을 하게 되면 집중력은 떨어지고, 스트레스는 심해지며, 건강도 악화한다. 24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대학 경영대학원 크리스토퍼 반즈 교수(경영학)는 최근 발표한 ‘왜 종업원들에게 적당한 수면을 보장해줘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백서에서 “이른 아침부터 근무를 하는 올빼미족은 중대한 실수를 저지르고 산업재해율도 높았다”고 말했다.

심지어 잠이 부족한 직장인은 거짓말 등 비도덕적인 행동을 할 때도 많았다. 반즈 교수의 2013년 연구결과를 보면 평균 수면시간이 5.5시간인 직장인은 90일 동안 2.4회 거짓말을 한 반면 수면시간이 7.5시간인 직장인의 거짓말 횟수는 1.4회에 불과했다. 그는 “22분만 더 잠을 자더라도 비윤리적 행동 빈도는 크게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직장인 70%는 9시 출근 안 맞아”

독일 뮌헨 루트비히-막시밀리안대학 의학심리연구소의 틸 뢰네베르크 교수는 박테리아부터 인간까지 모든 생명체는 생체리듬에 맞게 활동할 때 가장 효율적이라고 강조한다. 일반적 근무시간에 대해 뢰네베르크 교수는 “생체리듬은 발 크기와 비슷하다”며 “어떤 이는 큰 발을 갖고 태어났고 다른 이는 작은 발을 가졌는데, 평균사이즈에 맞춰 억지로 꿰맞추는 게 불합리하다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오전 8∼9시 출근이 평균인지도 의문이다. 그에 따르면 현재 직장인 70% 이상이 생체리듬보다 더 이른 시간에 잠에서 깨고, 이 때문에 수면 휴식이나 업무 효율성에 있어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추산했다. 뢰네베르크 교수는 2011년 번역출간된 저서 ‘시간을 빼앗긴 사람들’에서 사회적 시차(Social jetlag)가 심한 사람일 수록 질병 감염률, 흡연률, 알코올·커피 의존도가 현저하게 높다고 지적했다.

◆“등교 시간 늦췄더니 만점 19% 증가”

특히 청소년기 생체리듬보다 이른 시간대 학업을 시작하게 된다면 신체·정신 건강은 물론 감정 조절에도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부설 ‘수면·생체신경과학 연구소’ 폴 켈리 교수는 인간의 24시간 생체리듬을 분석한 결과, 평균 나이 10세 학생들의 경우 오전 8시30분 이전에 공부할 때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졌고 16세 학생들은 오전 10시 이후에 공부를 시작할 때 집중력과 학습 효과가 최고조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10세 전후 아이의 경우 오전 6시30분이 가장 알맞은 기상시간이며 16세는 오전 8시다. 켈리 교수는 “뉴캐슬 지역 학교 교장으로 재직할 당시 수업시간을 오전 8시30분에서 오전 10시로 늦췄더니 만점 득점자가 19% 증가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직장에서도 오전 10시 이전에 업무를 강제하는 것은 고문 행위와 다름없다”며 수면부족은 우울증, 비만, 생식능력 감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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