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전면에 등장한 VR
삼성·LG전자는 개막 전날인 21일 현지에서 나란히 VR 콘텐츠와 연계한 전략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먼저 포문을 연 LG는 ‘G5’와 유·무선으로 연결돼 VR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안경 형태의 ‘360 VR’와 해당 콘텐츠를 직접 찍을 수 있는 360도 동영상용 카메라 ‘360 캠’을 선보였다. 이어 삼성은 VR 영상으로 ‘갤럭시S7’을 공개한 데 이어 이 장면을 360도 영상으로 편집해 실시간 방송으로 내보내기도 했다. 360도 영상을 촬영하는 기기인 ‘기어 360’도 함께 공개했다.
전시장을 두루 둘러본 LG전자 관계자는 “올해는 웨어러블 쪽에 새로운 제품이 없어 그 자리를 VR가 차지하면서 설명도 VR로 하는 사업자도 있더라”며 “VR 체험존 앞으로 줄 서 있는 게 인상적이었는데, 그만큼 VR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이들이 많다는 얘기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워드콩그레스’의 SK텔레콤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잠수함 가상현실(VR)을 체험하고 있다. 환호성을 지르는 관람객을 사진으로 담으려는 이들이 몰려들고, 체험을 위해 길게 늘어선 줄까지 더해 부스 안팎이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
◆5G 성큼… 경쟁과 협력 본격화
360도 동영상을 비롯해 용량이 큰 VR 콘텐츠를 모바일에서도 막힘 없이 즐기려면 현재 4세대(4G) 이통기술을 대표하는 롱텀에볼루션(LTE)보다 수백 배 빠른 차세대 5G의 상용화가 관건이다. 올해 MWC에서는 통신장비업체와 이통사들이 관련 기술을 행사장에서 직접 시연해 5G가 성큼 다가왔음을 알렸다. 통신장비업체 에릭슨은 이번 전시회에서 25Gbps가 넘는 무선 데이터 전송을 시연했다. 20Gbps가 넘으면 5G의 최소 요건을 갖췄다고 하는데, 그보다 빠른 데이터 전송이 대중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릭슨은 국내에서 KT, SK텔레콤 등과 손잡고 5G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SK텔레콤도 노키아와 손잡고 20Gbps의 데이터 전송을 선보였다.
글로벌 통신사들은 이번 MWC를 계기로 속도 경쟁과 함께 2020년으로 예상되는 5G 상용화를 앞당길 목적으로 손을 맞잡아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KT는 일본 소프트뱅크, 중국 차이나모바일, 영국 보다폰과 5G 서비스 개발을 위한 협회를 결성했다. KT와 SK텔레콤은 5G 기술의 표준규격을 마련하는 데 앞장서기 위해 세계적인 통신들과 함께 ‘5G 표준연합’ 결성을 주도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LTE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초다시점 홀로그램으로 사람이 움직이는 형상을 만들어내 이목을 끌기도 했다.
MWC가 개막한 지난 2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마련된 KT 전시관의 5세대이동통신(5G)존에서 관람객들이 360도 동영상으로 촬영된 VR(가상현실) 동영상을 헤드셋을 통해 감상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연합뉴스 |
모든 사물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다양한 편의기능을 제공하려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의 진화도 이번 MWC를 통해 드러났다. 농업과 유통, 제조업 등에서 센서 기반의 서비스를 상용화한 사례가 쏟아졌다. 가정 내 다양한 기기를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홈, 공정에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는 스마트 팩토리 등도 작년에 이어 단골 메뉴로 자리를 지켰다. 자동차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스마트폰으로 자율주행 등의 편의를 제공하는 커넥티트 카와 관련해서는 삼성전자, SK텔레콤, 포드 등이 관련 솔루션을 전시했으나 예년과 같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바르셀로나=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