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윤년(閏年·leap year)이다. ‘윤’은 덤 또는 공짜라는 뜻으로 2월 한 달이 29일까지 있다는 얘기다. 지구의 실제 공전주기(365.2422일)가 태양력 상으로 1년(365일)과 맞지 않아 4년마다 하루(2월29일)를 끼워넣는다. 보통 하계올림픽이 열리는 해가 윤년이다.
그렇다면 2월29일이 생일인 사람은 어느 정도일까. 윤일에 태어날 확률은 1461(365+365+365+366일)분의 1이다. 확률상 0.07%에도 미치지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 480만명 정도에 불과하다. 서양에선 윤일에 태어난 사람은 모두 물고기자리(2월20일∼3월20일)이고 우리는 쥐띠, 용띠, 원숭이띠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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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윤년을 공포한 그레고리오 13세 교황 동상. |
서양 점성술사들은 윤일에 태어난 사람을 리플링(Leapling)이라고 부르며 문화예술적으로 비상한 재능을 가졌다고 믿었다.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등을 작곡한 이탈리아 조아키노 로시니(1792∼1868)와 스코틀랜드 출신의 작곡가 알란 리차드슨, 미국의 래퍼 겸 배우 자 룰 등이 태어났다. 종교계에서도 윤일 태생은 많다. 교황 바오로 3세(1468~1549)와 셰이커교 창시자 안 리(1736∼1784) 등이 2월29일생이다.
윤일에 태어난 사람은 어떻게 생일을 쇨까. 음력 생일인 경우는 상관 없지만 양력으로 생일을 기념한다면 윤년이 아닌 해엔 다른 날을 생일로 정해야 한다. 보통 오전에 태어났다면 2월28일에, 오후의 경우엔 다음날인 3월1일을 생일로 정한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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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화선, 손문선, 손수현. |
국내에서 윤일이 생일인 사람은 누가 있을까. 배우 겸 카레이서 이화선과 손문선 아나운서, 배우 손수현 등이 있다.
한국에서 윤일은 ‘달리 걸릴 것도, 탈도 없는 날’로 통한다. 첫 국산차인 포니1호(1976년) 출고와 서울 지하철 3·4호선 착공(1980년), 전자주민카드 시범 발급(1996년) 등이 이날 이뤄졌다.
송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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