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혜 조건 까다롭고 대부분 분할 지급… “그림의 떡” 냉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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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지자체들이 2007년부터 도입하기 시작한 출산장려금이 매년 인상되면서 최고 금액이 2000만원에 이르는 곳까지 생겨났다. 현재 출산가정에 아이 1명당 1000만원 이상의 장려금을 주는 지자체는 20여곳에 달한다.
2012년부터 출산장려금을 지급해온 전남 나주시는 지난해에만 25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하지만 신생아수는 2012년 691명에서 2013년 680명, 2014년 655명으로 매년 20∼30명 감소했다. 출산장려금이 인구 유입이나 출산율을 높이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상당수 단체장은 출산가정을 직접 방문해 고액의 양육증서를 전달하는 등 홍보에만 매달리고 있다. 지자체들이 매년 출산장려금을 올리면서 2000만원 시대를 맞았지만 조건이 까다로운 데다 대부분 5년 이상 분할 지급하는 바람에 출산가정의 불만을 사고 있다.
전남 영광군은 출산장려금을 19년간 나눠 지급하고 있다. 셋째아이를 낳은 가정의 경우 출산장려금(1200만원)으로 출산 시 일시금 210만원을 받은 후 나머지는 고교 졸업 때까지 매년 30만∼40만원씩 나눠서 받게 된다.
지자체들은 출산장려금만 받고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는 ‘먹튀’를 방지하기 위해 장기 분할 지급을 확대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예비산모들은 정작 필요할 때 출산장려금을 받지 못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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