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안한 현실 속, 운세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10명 중 8명은 운세를 보는 것은 마음의 위안을 얻기 위해서였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운세 서비스와 관련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85.4%는 사람들이 운세를 보는 것은 마음의 위안을 얻기 위해서였다.
성별이나 연령에 관계 없이 대부분이 운세를 확인하는 이유를 심리적인 위로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반면, 실제 고민이 있거나 힘든 상황일 때와 중요한 일이나 결과를 기다릴 때 운세 서비스를 이용하는 편이라고 밝힌 응답자는 드물었다.
운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을 묻는 질문에도 대부분은 마음의 위안과 그를 통한 걱정의 감소(87.2%·중복응답)를 가장 많이 꼽았다. 모든 연령대에서 이런 의견은 동일했으며 △불확실성 해소(57%) △스스로에 대한 이해(49.2%) △미래를 위한 준비(45.1%)에 도움을 준다는 의견이 그 뒤를 이었다.
◆조심하라고 조언한 것은 듣는 게 낫다
운세를 보는 것이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10명 중 4명만이 왠지 운세를 보면 근심과 걱정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 같다는 기대감을 가진 것이다. 오히려 전체 10명 중 7명이 운세를 보는 것은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데서 알 수 있듯, 지친 현실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오락적인 역할'로 운세 서비스가 많이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결과에 대해서도 잘 믿지 않는 사람들이 좀 더 많았다. 전체 절반 이상이 운세를 잘 믿지 않는 편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남성과 50대의 운세 결과에 대한 신뢰도가 가장 약했다. 운세를 너무 믿는 사람을 보면 한심해 보인다고 생각하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그에 비해 운세 결과가 자신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 편이라는 응답은 소수에 불과했다. 다만, 전체 10명 중 7명은 좋은 건 몰라도 조심하라고 조언한 것은 듣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는 속담처럼 조심해서 나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좋은 운세 결과는 믿고 싶고, 나쁜 운세 결과는 믿고 싶지 않아하는 경향도 뚜렷했다.
◆84.6% "운세 서비스 이용 경험 있어"
운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거나 이용해 본 경험은 전체 응답자의 84.6%가 가지고 있었다. 상당수의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운세가 어떤지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과거 같은 조사와 비교했을 때 운세 서비스 이용경험은 더 많아진 모습이었다.
평소 운세를 자주 확인하고 있다는 응답이 6.4%, 가끔 볼 때가 있다는 응답이 28%였다. 특별한 경우나 매년 새해가 시작될 때 본다는 응답자가 각각 10.1%, 6.9%을 차지했다.

다만 거의 확인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가장 많다는 점에서, 실제 꾸준하게 운세를 이용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운세 서비스를 이용해 본 적이 없는 사람과 거의 이용하지 않는 사람을 제외하면, 전체 절반 정도가 운세 서비스 이용자라고 할 수 있다.
◆토정비결에 대한 신뢰도 저조
소비자들이 운세를 확인하기 위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는 인터넷 운세 서비스(57.8%·중복응답)였다. 특히 30대와 50대의 이용이 많았다. 스마트폰 운세 앱(37%)을 이용해 운세를 확인하는 사람들도 많았으며 △유명 점집(23.5%) △신문(20.8%) △사주카페(17.3%) △잡지(16.3%)를 통한 운세 서비스 이용이 그 뒤를 이었다.
스마트폰 운세 앱은 주로 젊은 층이 많이 사용했다. 신문 운세는 중수정장년층의 이용이 많았다. 유명 점집은 40대(33.1%)가, 사주카페는 20대(25.4%)가 주요 이용자였다. 각 운세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는 대체로 낮은 가운데, 유명 점집에 대한 신뢰도만이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유명 점집 이용자의 58.7%가 운세 결과를 신뢰한다고 응답한 데 비해 사주와 토정비결을 볼 줄 아는 △지인(43%) △길거리 점집(38.2%) △사주카페(38.2%) △스마트폰 운세 앱(24.7%) △인터넷 운세(19.2%) 등 다른 운세 서비스의 결과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적은 수준이었다.
운세에 대한 신뢰도가 전반적으로 낮음에도 실제 이용 경험이 많다는 것은 결국 많은 사람들이 운세 결과를 가벼운 마음으로 보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가장 궁금한 운세, 건강운>직업운>사업운>자녀운 順
향후 운세를 보게 될 경우 가장 보고 싶은 운세의 종류로는 건강운(63.6%·중복응답)이 첫손에 꼽혔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야말로 현대인들에게 가장 큰 화두이자 바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연령이 높을수록 건강운을 확인해보고 싶어하는 마음이 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직업운(44.2%) △사업운(36.2%) △자녀운(33%)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배우자운(19.7%) △연애운(19.7%) △결혼운(14.1%)에 대해 알고 싶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2030대는 직업운과 결혼운, 4050대는 사업운과 자녀운에 대한 관심이 많아 각 연령대별로 현재 가지고 있는 삶의 고민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연애는 20대의 주요 관심사였다.

한편 종이신문 등에서 접할 수 있는 ‘오늘은 운세(띠별 운세)’의 이용은 적은 편이었다. 10명 중 3명 정도가 가끔 보고 있었으며 자주 보는 편이거나(5.2%) 매일 보는(2%) 사람은 드물었다. 그에 비해 별로 보지 않거나(31.7%), 전혀 보지 않는다(29.6%)는 응답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2010년 같은 조사와 비교했을 때 자주 보는 편이라는 응답은 크게 감소한(10년 12월 29.5%→16년 5.2%) 반면 전혀 보지 않는다는 응답은 크게 증가한(10년 12월 6.6%→16년 29.6%) 변화를 보여, 오늘의 운세를 꾸준하게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늘의 운세 이용자 10명 중 4명 정도는 운세가 좋지 않을 때는 신경이 쓰인다고 응답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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