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공감!문화재] 조선판 블루마블 ‘남승도’

관련이슈 공감!문화재

입력 : 2016-04-13 20:37:02 수정 : 2016-06-15 19:02:1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또 한번 대박을 친 ‘응답하라 시리즈’에는 10대의 주인공들이 모이면 약속이나 한 듯 판을 벌이는 추억의 게임 ‘블루마블’이 등장한다.

블루마블은 말놀이의 일종으로 주사위를 굴려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재산을 불리는 일종의 가상체험놀이이다. 세계를 무대로 성공의 꿈을 키워주는 아날로그 게임이다.

블루마블이 국내 최초의 보드게임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조선시대에 블루마블의 원조라고 할 만한 놀이가 있었다. 바로 명승지를 유람한다는 뜻의 ‘남승도(覽勝圖)’ 말놀이이다. 1820~1840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청구남승도(靑邱覽勝圖)’는 경포대, 한라산 등 조선시대 전국의 대표적 명승지 120곳이 망라되어 있다.

놀이에 참여한 사람들은 조선시대에 여행이 자유롭지 못했던 여인에서부터 어부, 승려, 도사, 시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역할을 맡는다. 각 명승지에는 유래가 있어 각 역할을 맡은 이가 특정 지역에 도착하면 한 잔의 술을 마시고, 명승지와 관련된 시 한 수를 읊어야 한다. 만일 그곳의 유래를 대지 못하면 연거푸 술을 마시게 해 인사불성이 되는 해프닝도 있었을 법하다. 당시 이 말놀이를 즐겨했던 아녀자나 유생들은 조선 팔도의 팔경과 누정, 이름난 산과 하천 등에 대한 유래를 익히고 실제 가본 것처럼 그곳의 정취를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었다.

청구남승도에는 당시 국가에서 제작한 지리지에 나오는 명승들이 적용될 만큼 명승지에 관한 정보가 자세하고 보편화되었던 점이 눈에 띈다.

‘조선판 블루마블’ 청구남승도에서 확인되는 명승지들은 선현들의 정신수양과 역사 문화가 결집된 장소이며 소중하게 기억해야 할 국토의 일부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이원호 학예연구사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피프티피프티 키나 '청순&섹시'
  • 피프티피프티 키나 '청순&섹시'
  • 박신혜 '미소 천사'
  • 이세영 '청순미 발산'
  • 뉴진스 다니엘 '반가운 손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