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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종인 "더민주, 총선 표심 오해하면 내년 수권 불가능"

입력 : 2016-04-22 18:29:35 수정 : 2016-04-25 16: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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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합류 100일째 맞아 일문일답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22일 “당내 정체성 논란이 다시 벌어지면 (집권의) 희망이 없어진다”고 경고했다. 김 대표는 더민주 합류 100일째를 맞은 이날 국회 당대표실에서 가진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더민주가 지금 총선에서 나타난 표심을 잘못 읽으면 내년 대선 승리는 불가능해진다”며 “특히 좌파의 사소한 이해관계를 위해 당을 뒤흔드는 불상사가 또 벌어지면, 그다음에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더민주의 대권 경쟁구도와 관련해 “당을 수권 정당으로 최대한 만들어 가면 공정한 경선에 의해 (대통령) 후보가 정해질 테고, 그러면 수권할 수 있다”며 “그래서 난 누구 편도 안 든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 전 대표가 당내에서 가장 앞서가는 대선주자라고 인정하면서도 “2002년 대선 때보다 내년 대선 구도가 더 역동적이 될 것이고, 안희정 충남지사나 이재명 성남시장도 대선 후보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호남 지지 여부와 정계은퇴를 연계한 문 전 대표의 광주선언에 대해 “왜 했는지 모르겠다. 정치인이 단언적인 얘기를 하는 게 아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자신의 당 합류 100일째를 맞은 22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가진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대 총선 이후 정국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남정탁 기자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다고 보나.

“이번 총선 표심을 분석해 보면 내년 정권교체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졌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대선에서는 총선 때보다 더 큰 전략이나 비전을 제시해야 하지 않나.

“총선에서 우리가 강조한 것은 경제 상황을 변화시키지 않으면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년 대선에서 우리가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경제를 어떻게 형성하겠다고 제대로 보여주지 않으면 대선을 끌고 가기 힘들다. 그것에 대한 준비를 앞으로 계속 치밀하게 할 예정이다. 약속하면 꼭 지킨다는 그런 신뢰감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

―당의 정체성 문제를 놓고 다시 갈등이 빚어줄 수 있지 않나.

“그런 걸 어떻게 제압하느냐가 지도부의 리더십이다. 도대체 이 당의 정체성이 뭐냐고 나에게 설명해 보라고 했다. 그런데 아무도 설명을 못 하더라. 그리고 시대가 바뀌었으니 옛날을 그리워해서는 안된다.”

―총선 결과 호남에서 많은 의석 뺏겼는데.

“호남 유권자들이 옛날처럼 더민주를 수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당이 바뀌게 노력할 수 밖에 없다. 특별한 대책이 있는 게 아니라, 심정적으로 저 사람들 하는 것 보니까 희망이 보인다고 호남 분들이 느끼게 해야 한다. 마음이 돌아버리면 백약이 무효다.”

―문 전 대표의 호남 유세가 전혀 효과가 없었는데.

“아무리 문 전 대표가 호남에서 지지가 없다고 해도 최소한의 지지는 있을 거 아닌가. 예를 들어 20%라고 하자. 그런데 그걸 믿으면 안된다. 나머지 80%가 어떻게 가느냐에 달려있는데, (이번에) 80%가 더 큰 반발을 일으킨 것 아니냐.”

―독일 콘라트 아데나워 총리는 88세까지 총리직을 수행했는데, 김 대표가 대선에 직접 나설 의향은.

“대통령이라는 게 자기가 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다. 모든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 지금 누구누구라고 얘기를 하지만, 어떤 사람이 나라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를 판단해야 한다. 나 스스로가 (나라를 어떻게 끌고 갈지 자신이 있다고) 확신할 정도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거다.”

―문 전 대표가 대선까지 당대표 맡아 달라고 했나.

“나는 정치인의 얘기는 믿지 않는 사람이다.(웃음) 당시 그런 얘기를 (문 전 대표가) 했을 때도 ‘난 원래 정치인의 얘기는 믿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밖에 있었을 적엔 아름다워 보이니까 모셔오고 나서는, 모르겠다 하는 것이 정치인의 생리다. 각서를 쓰고도 이행 안 하는 것이 정치인들의 행태인데.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못 속여 먹는다.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이런저런 경험을 다 해봤기 때문이다.”

―문 전 대표도 김 대표에게 신뢰감을 못 줬나.

“여태까지 나를 속여 먹은 사람들 꽤 많다. 그런데 나를 속여 먹은 사람들이 결과가 다 안 좋아. 그래서 좀 정직하라는 얘기야. 말 했으면 자기 말을 지킬 줄 알라는 얘기고, 이때는 이렇게 얘기하고 저때는 저렇게 말하고. 그래선 국민 신뢰도 못 얻는다.”

―문 전 대표의 향후 역할과 진로를 예상해 보면.

“그분은 일단 대통령 후보가 돼야겠다는 것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기 때문에 대통령 후보가 되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본인 스스로가 더 잘 알 것이다. 대권을 지향하는 사람은 대통령 후보가 되는 것만 생각하지 말고, 대통령이 되면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내년 대선에서도 야권후보 단일화가 쟁점이 되지 않을까.

“(이번 총선에서) 일반 상식으로는 야권이 분열됐으니 수도권서 참패할 것이다 그렇게 얘기했다. 난 절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다. 수도권 유권자들의 투표 성향이나 과거 투표 행태를 보면, 절대로 야당 둘 있다고 해서 표가 나뉘거나 그렇지 않았다.”

―내년 대선은 3자구도로 갈 거라고 보나.

“난 그걸 전제로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 사람 관계가 어떤지 모르겠지만, 안철수 대표는 틀림없이 출마할 것이고, 문 전 대표도 경우에 따라서 더민주의 대권 후보가 될 수 있을 테니까. 그때 가서 서로 양보가 되겠나.”

―문 전 대표나 안 대표가 대선 후보감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해 왔는데.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까, 모자란 부분을 충원해가면, 1년 후 내년 쯤이면 완성품이 될 수도 있지.”

―지금 야권에 문재인, 안철수 두 사람 말고 잠재력 있는 인물이 또 있나.

“새로 나올 수 있는 사람이 있다. 충남지사 안희정씨도 나올 수 있고, 성남시장 이재명씨도 본인이 선언을 했으니 나올 수 있다. 2002년에도 이인제씨로 완전히 굳어지는 줄 알았지 노무현씨가 대통령 될 거라고 상상이나 했나. 지금은 오히려 그때보다 더 역동적이다.”

―야당 당수로서 박근혜정부를 평가하면.

“박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선거 결과를 어떻게 판단하느냐다. 이번에 국민이 표출한 표심을 잘 읽고 치밀하게 분석해 시정할 건 시정해야 한다. 그러면 레임덕에 걸리지 않는다. 그걸 못 하면 레임덕에 걸리는 수밖에 없다.”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한참 뒤로 미루자는 얘기가 있다.

“여러분들이 보기엔 내가 대표 자리에 혈안이 돼있는 사람으로 보이나. 나를 갖고 그 얘기는 제발 그만했으면 좋겠다. 나를 갖고 자꾸 이러쿵 저러쿵 얘기하지 말아 달라는 거다. 내가 뭐를 추구하는 사람처럼 국민에게 비치는 것이 제일 불쾌하다.”

―지난번 중앙위 사태와 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지 않나.

“그런 일이 또 벌어지면 이 당은 희망이 없어진다. 내가 분명히 얘기하지만, 지금 나타난 표심 잘못 읽으면 내년 수권은 불가능해진다. 좌파의 사소한 이해관계를 위해 당을 뒤흔드는 불상사가 또 벌어지면, 그 다음에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는 거다.”

―이해찬 전 총리 복당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나.

“복당은 절차가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그 절차를 밟는 수밖에 없다. (사과할 생각은?) 내가 무슨 이유로 사과해야 하나.”

―원내대표의 자격 조건은.

“원내대표는 국민의당과 원만하게 잘 끌고 갈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국민의당과 반목이 심했던 사람은 타협이 잘 안 될 것이다.”

대담 박창억 정치부장, 정리=김동진·이동수 기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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