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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 노예’ 40대, 어머니와 극적 상봉

입력 : 2016-07-15 19:15:37 수정 : 2016-07-15 22: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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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전 행방불명된 지적장애인 / 어머니와 극적 상봉 후 입열어 / 경찰, 강제노역·가혹행위 조사 행방불명된 뒤 남의 집 축사 쪽방에서 19년간 숙식하며 소를 키우는 강제노역을 한 지적장애인 ‘만득이’ 고모(47)씨가 학대를 당한 정황이 드러났다.

15일 청주 청원경찰서에서 피해자 조사를 받은 고씨는 “주인에게 맞은 적이 있다”고 진술한 뒤 “농장에 다시는 돌아가기 싫다”고 분명하게 자신의 의지를 밝혔다. 고씨는 “축사에서 청소와 빨래를 했다”면서 “소똥 치우는 것이 싫다”고 말했다.

19년 동안 축사 강제노역을 한 지적장애인 고모씨(오른쪽)가 14일 청주 흥덕구의 집에서 모친과 재회하고 있는 모습. 1997년부터 행방불명 상태였던 고씨는 청원구 오창읍의 한 축사에서 소 40여 마리를 키우는 강제노역에 시달려 온 것으로 조사됐다.
청주=연합뉴스
피해자 고씨 조사는 그의 가족과 장애인전담경찰관, 심리상담관, 사회복지사가 배석한 가운데 이날 오후 3시부터 2시간가량 진행됐다.

경찰은 고씨가 여전히 심리적 불안 상태를 보여 일단 귀가 조치하고 나중에 다시 불러 추가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14일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의 한 축사 창고에 딸린 쪽방. 이곳에서 19년 전 행방불명된 지적장애인 고모씨가 12년간 무임금으로 일하며 생활한 것으로 알려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청주=연합뉴스
경찰은 고씨에게 무임금 축사 노역을 시킨 김씨에게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김씨는 그러나 참고인 조사에서 “20여 년 전 소 중개업자가 데려온 이후 한가족처럼 지냈다”며 “감금하고 폭행한 적은 없었다”고 학대 혐의를 부인했다.

지적장애 2급인 고씨는 1997년 집을 나가면서 가족과 소식이 끊겼다.

고씨는 소 중개인의 손에 이끌려와 김씨 부부의 집 축사 창고 쪽방에서 최근까지 생활해왔다. 고씨는 김씨 축사에서 40여 마리의 소를 키우는 강제노역에 시달렸다. 고씨는 지난 1일 오후 9시쯤 주인 김씨를 피해 집을 뛰쳐나와 비를 피하려고 마을 인근 한 공장 건물 처마밑에 들어갔다가 경보기가 울리는 바람에 경찰이 출동해 19년의 노예 같은 삶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고씨는 지난 14일 19년간 생이별한 칠순 노모와 누나(51)를 극적으로 상봉했다.

청주=김을지 기자 e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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