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청주 청원경찰서에서 피해자 조사를 받은 고씨는 “주인에게 맞은 적이 있다”고 진술한 뒤 “농장에 다시는 돌아가기 싫다”고 분명하게 자신의 의지를 밝혔다. 고씨는 “축사에서 청소와 빨래를 했다”면서 “소똥 치우는 것이 싫다”고 말했다.
19년 동안 축사 강제노역을 한 지적장애인 고모씨(오른쪽)가 14일 청주 흥덕구의 집에서 모친과 재회하고 있는 모습. 1997년부터 행방불명 상태였던 고씨는 청원구 오창읍의 한 축사에서 소 40여 마리를 키우는 강제노역에 시달려 온 것으로 조사됐다. 청주=연합뉴스 |
경찰은 고씨가 여전히 심리적 불안 상태를 보여 일단 귀가 조치하고 나중에 다시 불러 추가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14일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의 한 축사 창고에 딸린 쪽방. 이곳에서 19년 전 행방불명된 지적장애인 고모씨가 12년간 무임금으로 일하며 생활한 것으로 알려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청주=연합뉴스 |
지적장애 2급인 고씨는 1997년 집을 나가면서 가족과 소식이 끊겼다.
고씨는 소 중개인의 손에 이끌려와 김씨 부부의 집 축사 창고 쪽방에서 최근까지 생활해왔다. 고씨는 김씨 축사에서 40여 마리의 소를 키우는 강제노역에 시달렸다. 고씨는 지난 1일 오후 9시쯤 주인 김씨를 피해 집을 뛰쳐나와 비를 피하려고 마을 인근 한 공장 건물 처마밑에 들어갔다가 경보기가 울리는 바람에 경찰이 출동해 19년의 노예 같은 삶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고씨는 지난 14일 19년간 생이별한 칠순 노모와 누나(51)를 극적으로 상봉했다.
청주=김을지 기자 e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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